혼자 멍때리는 바이든? 고령 논란 부추기는 '악마의 편집' 골머리
미국 백악관과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을 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우려를 부추기는 가짜 영상이나 ‘악마의 편집’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며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NBC 등에 따르면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주요 보수 매체와 우익 인플루언서들은 바이든이 혼자 떠돌아다니거나 멍하게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은 의도적으로 편집됐거나 특정 각도에서만 촬영된 경우가 대다수라고 바이든 캠프는 전했다. NBC는 이런 영상이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존 우려를 증폭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 유권자들이 온라인 확산을 노리고 만들어진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략가 겸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에릭 슐츠는 “거짓말은 100m 경기를 질주하는데 팩트체크는 해변을 거닐고 있다.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행사에서 다른 정상들을 두고 혼자 어디론가 가다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안내를 받아 되돌아오는 영상을 퍼뜨렸다.
그러나 편집하지 않은 영상과 더 넓은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한 군인에게 인사하러 간 것이었다.
당시 자리에 함께 있었던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은 아주 예의를 지켰고 그들에게 하나씩 말을 걸려고 건너갔던 것”이라며 “조르자(멜로니)는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이 (우리 쪽으로) 올 거예요’라고 말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서 의자가 없는데도 의자에 앉으려고 머뭇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나 AP통신 검증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에 의자가 있었고, 특정 각도에서만 의자가 보이지 않았을 뿐 전체 영상에서는 의자가 보였다.
공화당은 이런 영상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NBC는 지적했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우리가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지 않느냐. 이것은 실시간으로 조 바이든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전 세계가 볼 수 있게 영상을 올릴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는 선거의 쟁점인 고령 리스크에 대해선 “트럼프가 78세고, 조는 81세다. 이번 선거는 나이가 아닌 성격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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