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상장 앞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맹 리스크 '발목'

김흥순 2024. 6. 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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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가맹점주 "허위·과장 매출액 광고 피해"
가맹점수 감소·수익 악화 호소공정위 신고 예고
본사 측 "사실과 달라, 법적 대응 불사"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가 설립 3년 만에 내홍에 휩싸였다. 더본코리아가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예상 매출액을 과장 광고하고, 수익이 악화하는데도 후속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며 일부 가맹점주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본사를 신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일부 점주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고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근거 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가맹점주 "하루 최대 매출 465만원 광고, 현실은 빚더미"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7명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중에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소속이다. 이들 가운데 2명은 최근 폐점을 결정하고 이날 회견에 참석했다. 회견을 연 점주들은 "본사가 허위 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해 피해를 봤음에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연돈볼카츠 당곡역점 점주는 "(출점 당시)홍보용 홈페이지에서는 일 최고 매출이 338만~465만원이라 광고했지만, 개점 한 달 후부터 매출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해 지금은 10% 수준"이라며 "매출에서 임대료와 세금 내고 직원 급여를 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 매출이 가맹본부가 홍보한 매출의 50%라도 된다면, 나만 매출이 적다면 내 잘못이겠거니 하겠지만 연돈볼카츠를 운영하는 점주 다수는 매출 급감에 허덕이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연돈볼가츠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지난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누리집에 등록된 연돈볼카츠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2년 연돈볼카츠 68개 가맹점의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598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가맹점 수가 49개로 줄고 연평균 매출도 1억5700만원으로 감소했다. 월매출로 환산하면 1308만원, 30일 기준으로 매장당 하루 평균 매출은 43만원꼴이다.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83개를 신규 출점했던 가맹점 수는 계약 해지와 명의변경 등이 지속되면서 이달 현재 35개만 남아있다.

점주들은 소비자들이 연돈볼카츠를 재방문하는 비율이 낮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포라베니체점 점주는 "볼카츠가 짜다거나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하는 건의사항을 남겼지만 반영되기까지 오래 걸렸다"며 "결국 실망한 손님들은 유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점주는 또 상품 가격을 올리려고 시도했으나 본사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폐점을 결정했다는 한 점주는 "계약서에는 본사와 가맹점주가 합의하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지만, 본사는 가격 조정을 절대 합의해주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연돈볼카츠는 백 대표가 2018년 출연한 방송에 소개돼 유명세를 탄 돈까스 가게(연돈)를 모태로 2021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프랜차이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상품의 무형 가치가 높아야 한다"면서 "연돈볼카츠는 연돈의 유명세에 기반해 점주를 모집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고 짚었다.

더본코리아 "과장된 매출액·수익률 등 약속한 적 없어"

더본코리아 측은 허위·과장으로 매출액을 약속했다는 내용이 일부 가맹점주의 주장이 명백하게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더본코리아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 백광현·박상오·한원철 변호사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2022년 월 매출 1700만원 수준의 예상 매출 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같은 해 연돈볼카츠 가맹점들의 월평균 매출액이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2022년 월평균 매출액은 2165만원으로 토스트나 핫도그, 호도과자, 등심카츠 등을 전문으로 하는 동종 업계보다 400만~900만원 이상 높았다.

법률대리인은 또 2022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본사가 연돈볼카츠 주요 메뉴의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수준으로 인하하고, 신메뉴 출시 후에는 해당 메뉴의 주요 원재료 공급가도 최대 25% 수준으로 내렸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시대 변화와 물가 인상 등에 따라 외식 시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했고, 일부 가맹점은 당사 협의를 통해 다른 브랜드로 전환했다"며 "연돈볼카츠의 가맹점 수 감소는 다양한 외부적인 요소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점주들은 "본사가 방송에 나온 연돈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발생시킨 매출을 근거로 단기간에 많은 가맹점을 내어주면서 본사의 이익만 극대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광현 변호사는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상승했으나 이는 빽다방, 홍콩반점0410 등 다른 프랜차이즈의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회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2822억원, 지난해 4107억원으로 상승한 반면 연돈볼카츠 본부의 매출액은 2022년 1~11월 기준 45억원에서 지난해 31억6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연돈볼카츠 본부 매출에는 식자재와 가맹비, 로열티 등이 포함됐다.

이 기간 연돈볼카츠의 영업손실은 1480만원에서 1억9500만원으로 늘었으나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를 포함해 산하 브랜드를 알리는데 필요한 광고와 판촉비 지출은 줄이지 않았다.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회사의 판촉비는 2022년 32억원에서 지난해 61억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광고비는 8억9000만원에서 17억원으로 상승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와 별개로 연돈볼카츠와 관련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률대리인은 "앞으로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사실과 다른 허위·과장이나 선정적 보도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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