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부담 던 4대 금융지주, 2분기 순익 4.5조 전망

임철영 2024. 6. 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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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당기순익, 컨센서스 전년 대비 5% 개선 전맘
영업이익 추정치도 4% 증가한 6.2조
4~5월 은행 대출성장률 양호…2분기 순이자마진도 긍정적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로 인한 일회성 충당금 설정으로 부진한 수익을 기록했던 주요 금융지주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각종 악재를 대부분 털고 본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최근 3개월 기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개선된 4조50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4% 늘어난 6조2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기저효과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80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25% 개선된 1조1195억원으로 추정됐다.

1분기 대규모 ELS 관련 충당금 설정으로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뺏겼던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가 1조4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신한금융의 추정치 1조2973억원을 웃돌며 1위 자리를 되찾을 전망이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익이 1조491억원으로 1년 전 대비 30% 감소해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다. KB국민은행이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홍콩 ELS 고객 배상 비용으로 8620억원을 부채로 계상한 영향이다. KB금융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9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들겠지만 4.8% 늘어난 신한금융(1조8200억원)보다 1700억원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올해 이자이익 증가, 비이자이익 감소, 대손비용 개선으로 순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상생금융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와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라 대손비용 증가로 기저효과를 형성했고, 올해 1분기 ELS 배상의 영향도 소멸한 만큼 지속적인 증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원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9516억원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전망치는 8조748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7%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1분기 홍콩ELS 관련 부채가 반영된 결과로, ELS 관련 부채를 제외하면 이들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처음으로 1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규모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4~5월 은행 대출성장률이 양호하고 2분기 순이자마진(NIM) 하락폭도 그다지 크지 않은 데다 홍콩 ELS 충당금 환입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분기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은 1분기보다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대출 총액은 5월 중 13조원으로 4월 대비 0.5% 증가했고 4~5월 합산 기준 순증액은 29조8000억원으로 1분기 순증액 28조60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6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분기 대출 증가율만 1.9%로 추정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팀장은 "국내 은행들의 실적이 견조한 이자이익 성장과 1분기 ELS 관련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로 양호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포함해 기타대출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은행 NIM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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