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픈 이에 필요한 건 위로” 사명을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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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 암병동은 적막이 흐르듯 조용했다.
입원실 옆에 마련된 휴게실에는 2명의 환자가 앉아있었고 이곳에서 간암 말기 아들(43)을 간호하고 있는 박모씨를 만났다.
장로회신학대(총장 김운용) 신대원 2학년생인 이들은 '교회 밖 현장 실천' 실습 교육의 일환으로 환자 심방을 동행했다.
현장 교육에 참여한 신대원생은 어린 환자부터 중환자까지 병원 내 환자들을 직접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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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환자부터 중환자까지 병실 돌며 ‘심방 순례’
18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 암병동은 적막이 흐르듯 조용했다. 입원실 옆에 마련된 휴게실에는 2명의 환자가 앉아있었고 이곳에서 간암 말기 아들(43)을 간호하고 있는 박모씨를 만났다. 박씨는 아들과 떨어져서 살다 연락이 끊긴 지 5년 만에 아들의 간암 소식을 접하게 됐다.
박씨는 “의사 선생님이 아들이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더라. 언제 퇴원할지 모르지만 아들이 상심할까 싶어 아직 아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경희 고대안암병원 목사는 박씨를 다독이며 기도로 위로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날 ‘전국 의사 집단 휴진’을 발표한 가운데 고대안암병원은 휴진 없이 진료가 이어졌다.
신학도 3명이 현장을 지켜봤다. 장로회신학대(총장 김운용) 신대원 2학년생인 이들은 ‘교회 밖 현장 실천’ 실습 교육의 일환으로 환자 심방을 동행했다. 교회 밖 현장 실천은 선교단체·NGO·교육기관·쪽방촌 등 목회 준비생의 사역 범위를 넓혀 현장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현장 교육에 참여한 신대원생은 어린 환자부터 중환자까지 병원 내 환자들을 직접 마주했다. 신학과 2학년인 권신영(27) 전도사는 “환자와 보호자를 만나면서 내 사역이 교회 안에만 머무르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됐다. 예수님이 사역하시던 곳은 가난하고 병들고 냄새나는 자들이 있던 곳이 아니었느냐”며 “병원 실습을 하면서 이런 분들을 위로하는 목회자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환자 심방에 앞서 병원투어·이론교육 등이 진행됐다. 이 목사는 “병원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환자가 있다. 직접 환자들과 부딪히고 만나면서 거절도 당하고 훈련받아야 좁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심방 동행 전 이뤄진 상황극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불교도이고 예수 믿고 싶지 않아요”라며 심방을 거절하는 환자를 대하는 김명신(30) 전도사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 목사는 “교회 안에서만 머문다면 안 믿는 분들을 접할 기회가 적다. 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우면서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실습에 참여한 김희섭(30) 주안장로교회 전도사는 “실습 교육을 통해 저에겐 병원이 낯설고 무섭기도 한 곳이지만 환자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의료진에는 삶의 현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런 분들이 바라보는 병원은 어떤 곳일까. 이분들의 시선으로 이해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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