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단, 암투병에도 ‘아펜젤러’를 지킨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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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절단에도 위암 투병에도 아펜젤러 순직기념관을 20년째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그동안 순직기념관 옆 가우처홀 건축을 반대했던 이웃 땅 주인이 사망하며 임야 수만평을 기부해 박해자에서 기부자로 거듭나는 일도 있었다.
설득이 어려워 경계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건물을 지었는데 이 주인은 2019년 사망하며 자녀들에게 순직기념관과 가우처홀 및 동백정교회와 인접한 임야 전체를 교회에 무상증여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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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절단에도 위암 투병에도 아펜젤러 순직기념관을 20년째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그동안 순직기념관 옆 가우처홀 건축을 반대했던 이웃 땅 주인이 사망하며 임야 수만평을 기부해 박해자에서 기부자로 거듭나는 일도 있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충청연회 동백정교회를 담임하는 남광현(58) 목사가 들려준 이야기다.
지난 12일 충남 서천의 서쪽 끝 마량리에 위치한 아펜젤러 순직기념관과 동백정교회를 찾았다. 미국 감리교 첫 내한 선교사인 헨리 G 아펜젤러(1858~1902) 목사가 1902년 6월 성서번역모임 참석차 목포로 가던 중 어청도 부근에서 선박 충돌 사고로 배와 함께 가라앉은 그 바다를 조망하는 언덕에 기념관과 교회가 있다. 수영에 능통했고 1등실에 머물러 탈출이 수월했던 아펜젤러 선교사는 자신의 한국인 동역자와 연동여학교 학생을 구출하러 다시 선실로 내려갔다가 실종된다. 서울 양화진에 있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묘는 가묘다.
감리교도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 땅에 복음의 빛을 전하다 마흔넷 나이에 선박 사고로 순직한 아펜젤러 선교사를 기리기 위해 서쪽 끝 이곳을 찾는다. 기감은 2004년 대천남지방회 실행부회의에서 마량진 아펜젤러 순직기념관과 성경전래지기념관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의하고 연회 총회 등을 거쳐 사업을 확정한다. 아펜젤러 선교사 순직장소 고증 세미나, 기념관 개관 예배, 미국 아펜젤러 유적지 탐방과 유물 기증 등이 이어진다. 조선에서 파견된 보빙사들을 미국 대륙횡단철도에서 최초로 만나 선교사 파송을 결심한 존 프랭클린 가우처 목사를 기리는 가우처홀도 2015년 준공된다.
가우처홀 건축 당시 인접한 땅 주인의 반대가 있었다. 경사지를 깎게 되면 혹시 모를 토사 유실이 싫다는 의사였다. 설득이 어려워 경계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건물을 지었는데 이 주인은 2019년 사망하며 자녀들에게 순직기념관과 가우처홀 및 동백정교회와 인접한 임야 전체를 교회에 무상증여할 뜻을 밝혔다. 면적만 7만6121㎡로 2만3000평이 넘는 규모다. 남 목사는 “고인은 유교적 사고방식이 강해 선대의 재산을 훼손 없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돌아가시기 전 자녀들을 통해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선교사들의 뜻이 담긴 이곳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남 목사는 순직기념관 자료를 구하고 동백정교회를 건축하기 위해 전국을 다니다가 2008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 다리를 절단했다. 몇 년 전에는 위암이 발견돼 체중이 30㎏ 넘게 줄었다. 그럼에도 남 목사는 순직기념관을 지키며 단순 안내자가 아닌 목회자로서 한국교회 성도들을 맞이한다.
“자신이 누리던 모든 걸 뒤로하고 이 땅에 복음을 전하러 자원한 선교사들의 그 마음 그대로를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기증받은 임야를 통해선 순례길 구축과 더불어 은퇴 선교사들의 대규모 정주 및 요양 시설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서천=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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