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우주 강국’ 로드맵…수혜주는 ‘이것’
정부가 우주항공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첫 출발이 우주항공청 출범이다.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표방하는 우주항공청은 우리나라 항공우주 분야 정책 수립과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지난 5월 27일 경상남도 사천시에 문을 열었다. 이번 우주항공청 출범으로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장기 기대주 ‘한화에어로·KAI’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 시장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종목은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KAI)다. 우주항공 관련 호재가 있을 때마다 흔히 언급되는 종목이다. 그만큼 성장성이 확실하다는 평가다.
투자자가 비교적 단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화시스템이 적절한 투자처라는 조언이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초소형 영상레이더(SAR) 위성을 이미 운용 중이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진행 중인 군 정찰위성 사업(425 사업) 등 다수 위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 실적 가시성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화시스템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7709억원, 1565억원이다. 지난해 말 추정치와 비교하면 각각 3%, 27%씩 높아졌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후 증권사들이 잇달아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한 영향이다. 이에 목표주가도 높아졌다. 6월 13일 기준 증권가에서 제시한 한화시스템 목표주가는 평균 2만4013원이다. 6월 12일 종가(1만8210원) 대비 32%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 셈이다.
보다 중장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차세대 발사체’ 체계 종합 기업으로 선정됐다.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오는 2032년까지 대형 위성과 달 착륙선 등을 쏘아 올릴 새로운 발사체를 개발한다. 당장 내년 누리호 4차 발사를 시작으로 2026년 5차 발사, 2027년 6차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발사 예정인 누리호 4호기는 지난해 5월부터 구성품 제작에 착수했으며, 기체 1·2·3단 조립을 오는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이 같은 중장기적 계획이 갖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최근 주가도 고공행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6월 12일 종가는 21만2000원. 지난 3월 13일 주가가 17만92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사이 20% 가까이 올랐다. 증권가 눈높이는 더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13일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는 평균 26만4313원. 6월 12일 종가 대비 25%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KAI도 우주항공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위성부터 발사체까지 우주 시스템 전반에 걸친 사업 역량을 보유했다. 나아가 우주 수송·탐사 사업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누리호 체계 총 조립과 추진체 탱크 개발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고,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통해 우주 발사체 공급망을 확대하는 중이다. 다목적 실용 위성과 천리안 위성 등 다수 정부 주도 위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KAI의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7693억원, 2521억원. 지난해 말보다 2%씩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6만7250원으로, 6월 12일 종가(5만1200원) 대비 약 31% 높다.
위경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 모두 정부의 우주항공 분야 발전 계획에 따른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한화시스템의 수혜가 예상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도 중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주항공청 설립으로 사천이 우주항공 중심 도시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다”며 “사천에 본사를 둔 KAI와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쎄트렉아이·컨텍·인텔리안테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에도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공통적으로 전문가 추천을 받은 종목은 쎄트렉아이·컨텍·인텔리안테크다.
쎄트렉아이는 지난 1999년 설립된 위성 체계 종합 기업이다. 핵심 사업은 지구관측 위성시스템 개발과 생산. 특히 중소형 위성시스템, 위성탑재체, 위성 관제 소프트웨어,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다. 현재 대부분 정부 위성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약 353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데, 이 중 90%가 정부 프로젝트라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36%를 갖고 있어, 한화그룹과 시너지는 물론 앞으로 사업 참여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77억원, 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쎄트렉아이 영업이익은 신한투자증권이 67억원, KB증권이 61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쎄트렉아이 목표주가를 6만5000원으로 6월 12일 종가(5만3900원) 대비 약 21% 높게 제시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정부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쎄트렉아이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주 지상국 서비스·위성영상 전문 기업 컨텍도 다수 전문가가 주목한다. 특히 지상국 설계 구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텍의 경우, 위성 수가 많아질수록 지상국 설치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기준 매출에서 지상국 시스템 엔지니어링 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한 편이라는 진단이다. 메리츠증권은 컨텍 목표주가를 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6월 12일 종가(1만5840원) 대비 약 58% 높은 수준이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컨텍은 정부 국책 과제 중심의 지상국 구축 사업 호조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매출이 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인텔리안테크는 실적 저점을 지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저궤도 위성 통신 시장이 개화하면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외 원웹, 아마존, SES 등 다양한 사업자가 등장했다. 인텔리안테크는 대부분의 글로벌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안테나 제품을 공급 중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최근 정부의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6월 12일 종가(5만8300원) 대비 39%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텔리안테크 목표주가는 평균 8만750원이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정지궤도 사업자들의 저궤도 시장 진출로 인텔리안테크의 저궤도용 안테나 고객사가 확대되고 있다”며 “회사가 오랜 기간 준비해온 평판형 안테나 매출은 2분기부터 발생해 하반기에는 실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적은 저점을 지나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로 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4호 (2024.06.19~2024.06.25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호중, 징역 30년형 수준 중범죄”…사실상 지상파 퇴출 - 매일경제
- 배터리 업계 사면초가… ‘사는 사람도 없고 원자재가도 떨어지고’ - 매일경제
- “오늘 배달 안 해요” 라이더·음식점주 뭉쳤다 - 매일경제
- 219개 계열사 칼질 SK...예고됐던 구조조정 - 매일경제
- 밸류업 훈풍 탄 중간 배당株...통신·금융 ‘믿을맨’ - 매일경제
- SK이노베이션, ‘100조’ 기업 될까?…합병설에 17%↑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한국도 살찌지 않도록”…K바이오 개발 경쟁↑ - 매일경제
- “줄서서 기다리세요” [CAR톡] - 매일경제
- “이러다 20억 뚫으려나”...무섭게 집값 오르는 이곳 [김경민의 부동산NOW] - 매일경제
- EU는 중단시킨 ‘틱톡라이트’...한국선 앱 설치 1위라니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