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선 ‘70세’부터 노인… 재정 말고, 건강 측면에서도 타당할까?

이슬비 기자 2024. 6.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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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노인 기준을 만 65세서 만 70세 이상으로 올려, 노인 복지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만 65세 이상 노인 3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72.6세 이상을 노인으로 봤다.

지난 2020년 진행한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서도 노인들 스스로 70.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 노인 기준 상향은 이르면 내년부터 새 복지사업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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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노인 기준을 만 65세서 만 70세 이상으로 올려, 노인 복지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인구 감소로 세수(稅收)는 줄어드는데 노인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현실적으로 재정을 관리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도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성을 떠나, 의학적으로도 노인 기준을 높이는 게 타당할까?

'65세'가 노인 기준이 된 것은 1981년 노인복지법의 경로 우대 조항이 제정되면서부터다. 이 당시 한국인 기대 수명은 66세였다. 현재 한국인 기대 수명은 82.7세다. 42년간 사람들은 건강해졌다.

수명뿐 아니라 신체 기능도 향상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2월 발표한 '2023 국민체력실태조사'를 보면 60대 남성 악력은 2009년 36.9kg에서 2022년 40.5kg으로, 60대 여성 악력은 2009년 22.3kg에서 2022년 25.2kg으로 증가했다. 이는 2009년 50대 초반(50~54세) 악력보다 높은 수준이다. 2009년 50대 초반 남성 악력은 40.0kg, 여성 악력은 24.3kg이었다.

65세 이상 노인의 체력을 측정하는 종목인 '6분 걷기'에서도 60대는 좋은 결과를 기록했다. 65~69세는 6분 동안 641.2m를 걸었다.

그런데 이 기록이 70대로 넘어가자 크게 줄었다. 70~74세는 579.2m만을 걸었고, 80세 이상(546.8m)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신체 기능이 70세를 기점으로 크게 저하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09~2013년 사이에는 '65세 이상'의 모든 연령대를 한 번에 측정했는데, 당시 기록은 각 505.1m, 474.7m, 528m로 현재 80세 이상 노인보다도 낮았다.

고혈압, 뇌졸중 등 만성질환 유병률도 감소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01년 60~69세의 고혈압 유병률은 57.2%였는데 2020년엔 48.1%로 줄었다. 뇌졸중 의사진단경험률은 2001년 3.7%에서 2020년 3.3%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은 2007년 21.5%에서 2019년 19.1%로 소폭 감소했다.

인지기능도 마찬가지다. 현재 치매 유병률은 60세에서 약 1%밖에 되지 않고, 65~70세에서도 2~4%밖에 되지 않는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김영보 교수는 "연령별 뇌 용량 분석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70대의 뇌 용량이 40대와 비슷한 경우도 있었다"며 "연령을 기준으로 인지기능 저하 시점을 판단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노인도 더 이상 60대를 노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서울시가 지난해 만 65세 이상 노인 3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72.6세 이상을 노인으로 봤다. 지난 2020년 진행한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서도 노인들 스스로 70.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 노인 기준 상향은 이르면 내년부터 새 복지사업부터 적용된다.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등 기존 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새 복지사업 중에서도 생계와 직접 관련이 적은 문화 지원 사업 등의 지원 대상이 축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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