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살해한 '전교1등' 아들, 13년 만에 고백 "두 아이 아빠 됐다"
지난 2011년 3월 고3 수험생이던 강준수(가명·당시 18)는 안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그는 어머니의 시신을 안방에 방치한 채 8개월을 지냈다. 존속살인의 배경에 1등만을 강요하던 어머니의 학대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알려지면서 사건은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17일 처음 방송된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는 '전교 1등 아들의 모친 살해 사건'의 당사자인 강씨가 출연했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그는 처음으로 마음을 털어놓아았다. 방송에는 아들의 범행을 처음 발견한 아버지도 출연해 인터뷰했다.
존속살해의 최소 형량은 7년이지만 강준수는 징역 3년을 받고 출소했다. 범행 13년 만에 심경을 고백한 그는 "우선 비난하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는 생각이 확실히 있다. '잘 전달될 수 있을까'라는 염려가 조금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강준수는 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이고 가혹한 체벌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는 유년 시절에 대해 "공부와 관련해서 기억나는 것 첫 번째는 초등학교 4학년, 쉬는 날 기준으로 11시간 정도 공부했다.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다. 공부하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성장과 함께 성적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체벌이 시작됐다.
강준수는 "중1 때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전했는데 혼나면서 맞았다. 전교 2등으로 만족했다고, 올라갈 생각을 해야지 하시더라. 약간 억울했지만 다음 시험에서 1등 해서 기쁘게 갔는데 '전국 중학교가 5000개인데 넌 5000등으로 만족할 거냐'고 또 혼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웬만큼 어렸을 때 종아리를 회초리로 맞았다. 맞는 매가 변했다. 초4 때는 알루미늄 노가 찌그러지도록 맞았고, 5~6학년 때는 대걸레 봉으로 맞았다. 중학교 때는 나무로 된 야구 배트로 맞았다. 아버지가 집에 오면 (체벌이) 멈춰서 '언제 들어오시나' 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힌 부친 강씨는 "애가 목욕할 때 본 적이 있었다. 회초리 자국이 있어서 되게 많이 아내와 싸웠다. 근데 아이 엄마의 성향이 나보다 강하다 보니까 거기서 내가 그냥 졌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싸워봐야 내가 지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강씨 부모는 별거한 지 5년째였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자 어머니의 공부 집착이 강해졌다. 강씨는 공부에 흥미를 잃었고 외고 입시에도 떨어졌다. 그 이후 7번 아이언 골프채로 맞았다.
체벌용 바지까지 생겨났다. 강준수는 "준비하라고 하면 바지를 갈아입었다. 맞을 때 입는 바지가 있었다. 엉덩이 부분이 피로 절여졌는데, 피 나면 빨아야 하는 게 감당이 안 돼서 빨지도 않고 계속 그걸 입고 맞았다"며 "기대고 자고, 엎드려서 자다 걸리면 혼났다. 시간을 재서 40분에 한 번씩 정산하듯이 맞았다"고 회상했다.
반항도, 가출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자포자기한 준수는 성적표를 위조하기 시작했다. 사건 발생 2개월 전, 아빠는 정식으로 이혼 통보를 했다. 엄마는 부쩍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사건 발생 3일 전, 밥과 잠이 금지되는 체벌이 추가됐다.
사건 당시 강준수는 진술을 통해 "하루 이틀 지나니 밥 못 먹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고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잠을 못 자는 것은 힘들었다. 내가 짐승이 되는 느낌, 눈에서 빛이 나는 느낌"이라며 "누가 건드리면 주먹이 나갈 듯 짜증 나고 다른 데는 별 감각이 없는데 머리와 눈에 감각이 몰렸다"고 했다.
사건 당일, 밤새 9시간 동안 골프채로 몇 백대를 맞은 준수는 고통을 참고 의자에 앉았다. 그는 "그때 탁상 달력이 눈에 들어왔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달력에 적힌) 학부모 입시 상담 날을 보고 모든 게 다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엄마한테 맞아 죽겠구나 생각했다. 먼저 너무 무서웠고 그다음으로 죽기 싫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엄마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강준수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사람 같지 않게 살았다. 어머니를 옮긴다거나 숨긴다는 생각은 안 했다. 처음에는 (안방) 문도 안 닫았는데 시간이 지나 냄새가 나서 문을 닫고 거실 불을 켜고 살았다. 악몽인지 환청인지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죄책감이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최고의 사랑을 주신 거다. 인생을 갈아 넣어서 저를 키워주셨다. 저는 어머니께서 점점 더 힘들어하실 때, 점점 더 저한테 푸시했을 때, 이제야 해석되는 건 어머니께서 점점 더 불안하고 두려워지셨다는 거다. 어머니께 내가 아니어도 어머니는 대단하고, 귀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위로해 드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 만약에 돌아갈 수 있다면, 어머니께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눈물을 쏟았다.
당시 재판에서 2심 재판의 변호사는 "어머니의 폭행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징역 3년은 존속살해에 대해 감형 등을 적용해 법이 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형량이다.
강씨는 출소 후 자신의 사정을 한 사람에게 털어놓았고, 그 사람과 가정을 이뤄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강씨는 방송을 통해 "언젠가는 아이들에게도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 할 때가 올 텐데 그날 어떻게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할까 그 준비를 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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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억으론 아들 집 못 사줘" 반포맘이 노리는 7월의 대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2410
」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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