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깔아뭉개기…벤탄쿠르 SON 인종차별 '무시'→새 시즌 일정표는 대대적 공개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침묵을 유지 중인 토트넘 홋스퍼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표를 발표했다.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공개했다.
프리미어리그는 18일 다음 시즌에 참가하는 20팀들의 모든 일정을 확정했다. 토트넘도 프리미어리그가 정한 일정에 따라 다음 시즌 리그 1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누굴 어디서 상대하는지 일정표를 만들어 팬들에게 알렸다.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토트넘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은 승격팀인 레스터 시티 원정 경기이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승격에 성공했다. 양 팀은 현지 시간으로 오는 8월 19일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레스터 원정 경기를 다녀오면 24일 에버턴과 리그 2라운드이자 시즌 첫 홈경기를 가진다. 이후 3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을 떠나면서 8월 일정을 마친다. 그리고 9월 14일에 4라운드로 최대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를 홈에서 치른다.
많은 팬들이 벌써부터 2024-25시즌 개막이 빨리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팬들은 댓글을 통해 "토트넘은 왜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에 침묵할까?",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입장문을 내놔라"라며 여전히 침묵을 유지 중인 토트넘을 지적했다.
그들이 토트넘에 입장문 발표를 요구하는 이유는 최근 큰 화제를 일으킨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 때문이다.
문제의 사건은 오는 20일 미국에서 열리는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발생했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벤탄쿠르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우루과이 매체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인터뷰를 가졌다.
각종 매체에 의하면 인터뷰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네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국인 유니폼을 가져다 줄 수 있나?"라고 물어봤다. 벤탄쿠르가 잘 알고 있는 한국인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이기에, 사실상 손흥민 유니폼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벤탄쿠르도 질문을 듣자 "쏘니?"라고 되물었다.
이후 진행자가 "세계 챔피언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아시아인의 외모가 거의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는 벤탄쿠르의 말은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심지어 같은 팀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로 알려졌던 손흥민과 그의 조국 대한민국 사람들이었기에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문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쏘니 내 형제여! 너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널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줘! 사랑해 내 형제!"라며 손흥민 계정을 태그해 사과했다.
벤탄쿠르가 사과문을 올렸지만 손흥민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여기엔 토트넘 구단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는데, 논란이 발생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토트넘은 성명서 등 별다른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
악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소속 선수가 다름 아닌 클럽 주장이자 레전드인 손흥민과 한국 사람들을 인종차별을 한 초유의 사건이라 침묵으로 일관하는 구단의 행보는 팬들을 불만을 샀다.
어떠한 입장문도 내놓지 않으면서 구단 일정 홍보 등 SNS 활동은 정상적으로 하는 모습에 많은 국내 팬들은 토트넘이 마치 상황이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은 손흥민 한 명뿐만이 아니라 한국인을 포함해 모든 아시아인에게 향한 발언이었기에 이를 침묵으로 넘기는 토트넘의 행보는 불만을 키웠다. 또 당장 이번 여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빠르게 대처하지 않은 토트넘에 물음표가 붙었다.
토트넘은 오는 7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여한다. 토트넘은 7월 31일 팀K리그, 그리고 8월 3일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곧 한국 팬들을 만나러 한국을 찾는데도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침묵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미국 매체 '컬쳐포인트'도 최근 "토트넘은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라며 구단이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먼저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최근 한국인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해 논란이 됐다"라며 "그의 팀 동료가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아이러니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이 끊임없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중 가장 최신 사건이다"라며 "이번 사건에서 벤탄쿠르가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글로벌 세계에서 어떻게 이 고비를 넘을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토트넘에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그들은 "오늘날의 상황에서 다른 사건에 비해 가볍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은 이 문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인봉차별이 여전히 스포츠에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인 인정은 팀이 선수들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 편견에 맞서 싸우고, 올바른 편에 서 있다는 걸 팬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꼭 처벌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엄중한 경고로 충분할 것"이라며 토트넘이 공식적으로 인종차별 사건을 인정하고 벤탄쿠르에게 최소한 경고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손흥민, 토트넘, 벤탄쿠르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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