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포디움 향해…수영대표팀 출사표 “기세가 좋다”
12년간 명맥이 끊긴 올림픽 메달을 향해 수영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데 뭉쳤다. 이정훈 총감독이 이끄는 수영대표팀은 1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4 파리올림픽 출사표를 올렸다.
한국 수영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따냈다. 이 모두 ‘마린보이’ 박태환이 홀로 쓴 성과다. 2008 베이징올림픽(남자 자유형 400m 금·자유형 200m 은)과 2012 런던올림픽(자유형 200m 은·자유형 400m 은)에서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박태환이 은퇴한 뒤로 한국 수영은 다시 침체기를 걸었다. 박태환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올림픽 시상대(포디움)와 멀어졌다.
흐름은 최근 들어 다시 달라졌다. 황선우를 필두로 김우민과 이호준, 이주호 등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황선우와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이정훈 총감독은 “지금은 몇 개의 메달을 따겠다고 명확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머릿속으로는 가지고 있지만 조심스럽다”면서도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코로나19로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던 시기였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고 선수들의 경쟁력이 많이 올라와서 기대가 크다. 12년 만의 포디움 입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쿄올림픽에서 경험 부족으로 아쉬움을 삼킨 황선우는 “도쿄 대회 이후 두 번째 올림픽이다. 당시에는 경험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때는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어다면 이번에는 후반 뒷심으로 순위권을 노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대표팀의 분위기가 좋다. 도쿄올림픽 이후 굉장한 기세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고 웃었다.
김우민은 “내가 출전하는 자유형 400m에서 첫 번째 메달이 나올 수도 있다. 좋은 스타트를 통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낸다면 다른 선수들도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난다”면서 “지금 컨디션은 80% 정도다. 포디움 입성 기대가 크다”고 했다.
여자대표팀의 자존심이자 이번이 4번째 올림픽 출전인 김서영도 각오를 다졌다. 김서영은 “12년 전에는 막내였는데 지금은 고참이다. 감회가 새롭다”면서 “도쿄올림픽에선 아쉬운 결과를 냈다. 이번에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수영연맹은 남자 계영 800m 대표팀 인원을 6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 등 3명은 계영 800m의 붙박이 영자로 분류됐다. 문제는 4번째 선수였는데 코칭스태프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던 4번 영자 김영현과 더불어 이유연과 양재훈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정훈 총감독은 “더 좋은 기록과 성적을 내기 위해 인원을 늘렸다. 4명만 뛰었을 때는 전력 노출의 위험성이 커서 6명으로 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진천=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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