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아워홈, 새 대표이사 회장에 장녀 구미현씨 선임

최은경 2024. 6. 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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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연합뉴스

‘남매의 난’을 겪은 식품업체 아워홈이 18일 이사회를 열고 오너가 장녀인 구미현씨를 신임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구 회장은 아워홈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의 장녀다. 구 신임 회장의 남편 이영열 사내이사는 이날 아워홈 부회장에 올랐다.

구 회장은 동생인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과 오빠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에서 오빠와 손잡으며 지난 4월 남편과 함께 사내이사에 올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씨도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아워홈 오너가 남매들은 2017년부터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현재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 회장이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 보유하고 있다. 아워홈 경영에 참여한 적 없는 구 회장이 대표에 오르자 업계에서는 새로운 경영진이 회사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아워홈은 구자학 선대회장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을 역임한 이영표씨를 경영총괄사장에 선임해 경영 방향을 밝혔다. 이 경영총괄사장은 취임사에서 “경영진 교체 때마다 상투적으로 시행했던 대대적 조직 개편 등을 시행하지 않겠다”며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신뢰를 쌓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하던 업무가 중단·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기존 경영진과 임직원이 합의한 평가∙보상안 등을 유지해 임직원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경영총괄사장은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부터 아워홈에서 근무했다. 구매 물류, 재무, 회계 등의 부서를 거쳐 기획실에서 구자학 선대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3년만에 대표에서 물러난 구지은 전 부회장은 전날 사내게시판에 올린 퇴임사에서 “회사의 성장, 특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회장님의 유지를 이으려는 주주들과 경영 복귀, 즉시 매각을 원하는 주주 사이에 협의 없이 일어난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며 “부족함을 반성하며 임직원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6월 대표이사에 취임 당시 약속했던 ‘누구나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라며 “임직원들과 함께 창사 이래 첫 적자를 1년만에 극복하고,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직원들 덕분이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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