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언론인 모독 도 넘었다"…이재명·양문석 윤리위 제소
개혁신당이 18일 언론을 '검찰 애완견' '기레기'라고 폄하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양문석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을 '애완견'으로 폄하한 이 대표, 거기다 이 논란에 대해 '기레기 발작증세'라고 말한 양 의원을 윤리위에 징계 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 제1당의 대표가 본인의 형사재판에 대해 불리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언론인 전체를 싸잡아 모독하고, 양 의원은 언론인을 '기레기'라고 발언하며 국회의원의 품위를 실추시켰다"며 "이 대표와 양 의원의 발언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국회법 제25조와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제2조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의 대표자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야만 한다"며 "정치인이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개별 보도에 대해 절차에 따라 이의제기를 하면 되지만, 모든 언론이 일제히 애완견이 돼 권력의 주문대로 받아쓰는 일은 애초에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국회법 155조 16호에 따르면 '국회는 의원이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등을 위반했을 때 윤리특위의 심사를 거쳐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소신 있게 이탈하라고 하는데, 왜 본인들은 당대표가 잘못한 것에 대해선 꼼짝도 못 하느냐"며 "민주당 소속 17명의 의원이 우리의 징계요구에 동참해주시길 간절하게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회 윤리위 제소를 위해선 최소 20명 이상 국회의원이 동의해야 한다. 개혁신당 소속 의원은 천 원내대표를 포함해 3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법원에 출석해 언론에 대해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을 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직후 "기레기라고 해도 될 것을 애완견으로 품격을 높여줘도 기레기들은 분노 조절 기능을 상실한다"(양문석 의원), "애완견이라 부르지 감시견이라 해줄까"(노종면 의원)라는 등의 발언으로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이 대표와 측근들의 발언에 정치권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희대의 망언"(안철수 의원), "독재자 예행연습"(나경원 의원)이라며 이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 등으로 언론을 '애완견'처럼 협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최악의 언론관"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혐오 발언을 일삼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빗대기도 했다.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발언 이후 후폭풍이 지속하자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시간 제약 등으로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이는 나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명 글을 올렸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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