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론 애완견’ 논란에 “오해 불러 유감…하지만 검찰출입기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자신의 ‘검찰 애완견’ 발언에 대해 언론인단체가 망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하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대다수 검찰출입기자들’에 대해선 비난을 거듭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을 두고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 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에 휘말렸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애완견과 손석희의 랩독’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학계와 언론계는 물론 일반국민들 사이에서도 언론을 ‘워치독’ ‘랩독’ ‘가드독’, 우리말로는 감시견, 애완견, 경비견이라 분류해 언급한다”며 “보수언론의 칼럼과 사설은 물론 손석희 앵커가 JTBC 앵커브리핑에서 언급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하는 용어”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애완견 발언에 대해 “며칠 전 법정에 출석하며 했던 발언은 일부 언론의 실재하는 애완견, 경비견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며 “상대의 반론은 묻지도 않은 채 출입처인 정치검찰 주장만을 앵무새처럼 받아쓰며 사건조작 왜곡에 부역하는 일부 법조기자들의 행태는 오랫동안 비판받아 왔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방북용 송금이라는 검찰 주장을 베껴 쓰면서 그에 반해 주가조작용 송금이라는 국가 최고정보기관인 국정원 비밀보고서는 외면하는 것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일 수 없다”며 “핵심 증인인 안부수 회장에 대한 매수와 그에 따른 진술번복 정황이 드러나고 몇몇 언론이 이를 보도했음에도, 대다수 검찰출입기자들은 이를 외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건강한 감시견, 워치독의 역할인가요? 애완견인 랩독, 권력 경비견인 가드독 행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냐?”며 ‘대다수 검찰출입기자’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또 그는 지난 2017년 1월 12일 자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동영상 링크를 공유했다. “랩독이나 애완견은 손석희나 보수언론은 말할 수 있어도 이재명은 안 된다거나, 영어로 하는 랩독표현은 돼도 한글로 하는 애완견 표현은 안된다는 것은 설마 아닐 것”이라면서다.
그러면서 “언론단체의 성명도 애완견 행태를 보이는 잘못된 언론을 비호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며 “시간 제약 등으로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이는 저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명백하고 심각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애완견 행태 비판을 전체 언론에 대한 근거 없고 부당한 비판인양 변질시키는 것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런 식이면 어떤 성찰도 자정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언론사에 대한 무작위 압수수색이나 기자들의 기사나 언론사 보도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는 검찰의 행태에 언론계가 강력 항의했다는 말은 과문한지 저는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며 “피해자가 마이너 언론이라 외면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뭔가 사정이 있을 것으로 믿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봐주시기 바란다”며 “언론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성찰하고 돌아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저와 민주당 또한, 입법·행정·사법에 이은 제4부로서 언론이 국민을 위한 권력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 등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글을 올렸다. 3개 언론단체는 성명에서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며 언론자유를 누구보다도 지지한다고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에서 드러낸 저급한 언론관이자 막말이기에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양문석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은 국회법과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의 대표자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야만 한다”며 “거대 제1 야당 대표가 진행 중인 자신의 형사 재판에 대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언론인 전체를 싸잡아 모독했다. 양 의원은 언론인을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발언하며 국회의원의 품위를 실추시켰다”고 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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