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로 기른 감귤도 나온다"…오영훈 제주지사, "수소 버스 300대까지 확대"

'2024 그린수소 글로벌포럼' 기자회견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사진 오른쪽)와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이 18일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제주특별자치도

"그린 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 출력 제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앞으로 수소 버스를 300대, 수소 청소차를 200대까지 확대하고 수소 트램 도입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8일 오후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이 열리고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제주도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만 내륙으로 전력을 역전송할 수가 없어 출력 제어가 잦고 이로 인해 발전사업자들의 불만도 높은 상황이다.

제주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평균 19.6%로 전국 평균 9.1%의 2배가 넘는다. 기자회견 당일에도 낮 12시 현재 재생 에너지 이용률이 60%에 달해 출력 제어를 실시중이었다. 출력 제어 중에는 설비를 놀려야 하기 때문에 발전 사업자들로서는 손해다.

제주도는 이같은 잉여 재생 에너지로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해법으로 삼고 있다. 오 지사는 "태양이 내리쬐는데도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도 풍력발전기를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발전사업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그린 수소는 이같은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과 출력 제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는 지난해 8월부터 행원리 일대에 3.3메가와트(MW)급 그린 수소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최대 1.2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제주는 앞으로 북촌리 일원에 12.5MW와 30MW급 그린수소 생산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렇게 생산한 수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수소 충전소와 운송 수단도 함께 확대해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오 지사는 "수소 버스를 2030년까지 300대까지 확대하고 수소 청소차도 올해 1대를 도입한 이후 앞으로 20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제주시 교통난 해소를 위해 수소 트램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제주는 사회 전반에 그린수소를 활용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화곡 2지구에 조성하는 그린에너지시티는 2500세대 공동주택의 에너지원을 그린수소로 공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제주도 GDP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감귤 농장의 비닐하우스도 현재 전기나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린수소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앞으로 'RE(재생에너지) 100 감귤'. 'RE100 계란'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도는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2035년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보다 15년 빠른 것이다.

제주도의 이같은 시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선도적인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제주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에너지 세계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며 "수소는 재생에너지, 원전과 함께 앞으로 3대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