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왕국' 되는 TK? 대구 이어 경북에도 10m 동상 세운다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 경북도청 앞 광장에 높이 10m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질 예정이다. |
ⓒ 박동추 |
대구에 이어 경북도청 앞에도 10m 높이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박동추)는 지난 3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면담한 결과, 경북도청 앞 광장(천년숲)에 국민성금으로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기로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박동추는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출범식을 열고 동대구역 광장 또는 대구의 중심가인 반월당네거리 중 한 곳을 골라 박정희 동상을 세울 계획이었다. 이후 동상 건립을 위한 모형을 제작하고 국민성금 모금을 위한 행정절차를 준비해 왔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 예산으로 독자적으로 동상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경북도청에 세우기로 변경했다.
박동추는 오는 19일 경북도청 안민관에서 제2기 출범식을 갖고 대표단회의를 열어 동상 건립을 위한 모금과 홍보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경북도 22개 시군에 지역본부를 설치하고 다른 지역에도 광역단체별 본부를 두기로 했다.
공동연구원장은 박정한 대구경북미래연구원 이사장, 박유근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 자문위원장, 박몽용 전 경북새마을운동협의회장, 공원식 전 경북 정무부지사,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이 맡았다.
또 상임고문에는 변태석 아시아포럼21 이사장, 김명환 전 산림청장, 김진영 13대 국회의원, 박용택 전 대구경북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홍종흠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이 맡고 자문위원장은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선임됐다.
박동추는 회원 1만 명을 가입시켜 10억 원의 동상건립 기금을 모집하는 방안과 10만 명의 국민이 1만 원씩 내는 국민성금 모금 방안을 결합해 국내 최고 수준의 동상을 건립하고 다양한 교육홍보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청에 들어설 박정희 동상 높이는 좌대 포함 10m이고 좌대 앞면에는 "민족중흥의 위대한 총설계사 박정희(1917-1979)"가, 뒷면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꿈꾼 대한민국의 비전이 어록 형태로 새겨진다. 또 배경석에는 12대 업적과 추진위원 명단을 새길 계획이다.
박동추는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07년이 되는 오는 11월 14일 동상 제막식을 개최하고 '박정희모델의 세계사적 의미'를 주제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김형기 박동추 추진단장은 "지난 3월 28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경북도청에 동상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며 "동상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도 마무리하고 성금모금을 위한 등록도 마무리단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출신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차원"이라며 "전남도청 앞에도 김대중 대통령 동상이 있는 만큼 동상 건립 그 자체로만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북도당 "여론수렴이 우선, 일방적인 우상화에만 매달리나"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정희 우상화에 앞장서 온 이철우 도지사가 이번에는 경북도청 앞마당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기로 합의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경북도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장기집권을 위해 망국적 지역주의를 유발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3선 개헌으로 국회를 해산하고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제를 폐지하는 등 그 공과가 크게 엇갈리는 만큼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여론수렴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경북도는 일방적인 우상화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구 10만 최첨단 자족도시 구상과 경북의 미래 천년을 내다보며 조성된 도청 앞 광장 천년숲에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인물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시대를 외면하고 역사에 역행하는 만행"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도당은 "박동추의 주장이 사실인지 도민 앞에 당장 밝힐 것"을 촉구하고 "민의를 외면하고 낡은 지역주의를 동원해 박정희 우상화에 앞장서는 이철우 도지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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