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수백회 폭행…前남편 살해한 모녀, 이유는 "굿 비용 내라고"

굿 비용을 뜯어내려고 딸·아들·무속인 등과 함께 전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40대 여성을 검찰이 재판에 넘겼다.

의정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오미경)는 강도살인 혐의로 40대 여성 A씨와 딸 B씨, 40대 무속인 여성 C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무속인 C씨의 전 남편인 50대 남성도 강도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A씨의 아들은 미성년자로 촉법소년에 해당해 입건하지 않았다.

A씨는 자녀 2명, C씨와 함께 지난달 9일 오전 8시경 경기도 양주 한 주택에서 전 남편인 D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피해자와 피의자는 모두 최근까지 무속에 빠져 무속인 C씨 집에 살았다.

C씨는 범행 전부터 D씨를 가스라이팅(피해자를 심리적으로 무너뜨려 지배)해 신내림 굿을 받아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덩달아 A씨와 자녀도 D씨에게 굿 비용을 내놓으라 강요했고 D씨가 이를 거부하자 계속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약 6일 동안 D씨에게 수백 회에 걸쳐 집단으로 폭행했다.

사망하기 전날 밤 D씨는 주택에서 탈출했으나 붙잡혔고, 다음 날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방 안에서 숨진 상태의 D씨를 발견했다.

피의자들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 동기로 D씨가 과거 자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가정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등 살인 의도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과거 신고 내용과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피의자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거짓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의자들이 허위 성추행 사실을 만들어 D씨에게 돈을 요구한 것을 확인해 살인 의도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들은 D씨를 폭행하면서 휴대전화 녹음을 틀어 놓고 ‘지난 5년 동안 자녀들을 성추행했다’는 거짓 자백을 종용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