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47도'까지 오를 수 있나요? 기상청 분석관 답은

이영광 2024. 6. 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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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

[이영광 기자]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6월 13일 여의도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 연합뉴스
 
6월 중반인데도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다. 보통 6월 20일경 시작되는 장마도 아직 소식이 없다.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라지만 더워도 너무 덥다. 올여름 날씨는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7일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공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올해, 평년보다 3~4도 높지만 특이한 현상은 아냐"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
ⓒ 공상민 제공
- 6월 중순인데 30도 넘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요. 현재 날씨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최근에 고기압 영향권이 지속되면서 평년보다 낮 최고 기온이 3~4도 높았었고요.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었습니다. 주말 동안 강수로 잠시 기온이 주춤하긴 했지만, 이번 주에도 33도가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겠습니다."

- 6월 기온이 30도는 넘는 일이 거의 없지 않았나요?

"아닙니다. 저희가 체감 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표하는데요. 5월 말에도 발표되는 경우도 간혹 있고요. 6월 평년에도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 올해 평년보다 3~4도 올랐다고 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 계속 머물게 되면서 맑은 날씨가 이어졌고요. 우리나라 남쪽에 있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게 되면서 기온을 올려줬습니다. 또 서풍이 산맥을 넘어 동쪽 지표 부근으로 내려오면서 승온효과에 의해 서쪽보다 동쪽 기온이 더 높게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요인이 계속 더해지는 지역인 동쪽 중심으로 기온이 높았습니다."

- 김해동 계명대 교수는 올여름을 폭염 아님, 폭우라고 예상하던데 분석관님 생각은 어떠세요?

"기온을 그릇이라고 하면 그릇이 커질수록 수증기를 많이 포함할 수 있는 것은 맞는데 여름에 덥다고 반드시 폭우가 오는 것은 또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기록적인 폭염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또 티벳 상공에서부터 우리나라로 접근하는 티벳 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 상공을 장기간 덮으면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그런 폭염이 지속되는 날에는 대체로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오히려 비가 덜 올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폭염과 폭우는 기압계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고 폭염 아니면 폭우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 2022년 8월에는 폭우가 쏟아져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난해엔 그런 폭우가 없었어요. 올해는 어떨까요?

"22년에는 수도권에 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144mm의 많은 비가 내렸었고요. 또 23년에는 2~3일 동안 충청권 중심으로 600mm가량의 비가 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예측이나 대응에 어려움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폭우의 예상이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분석과 예측에 달려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올해 폭우가 어떻게 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상청 기후 예측과에서 발표한 6~8월 장기 전망을 보면 인도양의 고수온이나 티베트 눈덮힘 약화에 의한 찬 공기 남하 등으로 올여름 평년보다 강수량이 늘어날 경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올여름은 저희가 만반의 준비 태세 갖추고 예측이나 대응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장마도 중요하잖아요. 올해 장마가 6월 말 제주부터 시작된다는 전망이 있더라고요. 보통 장마는 6월 20일 전후로 시작되던데 늦은 거 아닌가요?

"장마를 일본에서 바이우(baiu)라고 하는데 일본도 평년보다 일주일 늦게 선언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장마철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쪽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정체전선의 북상이 빠르지 않은 상황이긴하지만 지금 정체전선이 제주도 남쪽 해상에 위치해 있는 만큼 이게 언제 북상해서 제주도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변동성이 커서 아직 늦다 빠르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 언제 장마가 시작되는지 아직 알 수 없네요.

"제주도에서부터 올라갈지 아니면 전국적으로 올지에 대해서 여러 모델이 예측도 다르고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저희가 분석해서 정확도가 높아지면 언론을 통해 자세하게 알려드릴 계획입니다."

"올해 태풍 규모 예측 어렵지만... 피해 최소화에 최선 다할 것"
 
▲ 빗물 가득 찬 세종시 금강 지난해 7월 15일 새벽 충청권에 쏟아진 폭우로 세종시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금강에 물이 꽉 차 흐르고 있다.
ⓒ 연합뉴스
 
- 여름 날씨에서 중요한 게 태풍이에요. 지난해도 태풍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어요. 올해 태풍은 어떨까요?

"매년 발생하는 수십 개 태풍 중에 일부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줍니다. 아직 몇 개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지 구체적 숫자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우리 국가태풍센터에서 여름철 장기 전망으로 올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또 적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서는 그것을 비슷하거나 적을지라도 태풍 정보 생산 주기를 6시간에서 3시간으로 앞당기고 태풍이 발생되기 전부터 추적 분석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태풍이 몇 개 오느냐보다 얼마나 강력한 태풍이 오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죠. 태풍이 몇 개 오느냐보다 한 개가 오더라도 얼마나 강하느냐, 우리를 관통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태풍이 발생하고 북상할 때 단기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근 몇년 간 강력한 태풍이 많이 왔던 것 같아요.

"제가 최근 태풍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에 오는 태풍이 특히 강해진 건 아닙니다. 강한 태풍이 저희한테 영향을 줬을 수는 있지만 특히 최근에 와서 태풍이 강력해졌다기보단 그때그때 그 태풍을 형성하는 주변 환경이 갖춰져서 태풍 강화에 영향 줬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유럽 같은 데는 여름에 47도 정도까지 올라간다는 보도를 본 적 있어요. 우리나라도 기온이 그 정도까지 오를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져 있어서 여름철에 수증기가 유럽이나 중국 내륙보다 많은 편입니다. 건식 사우나와 습식 사우나로 예를 들어보면 건식 사우나는 기온이 많이 올라가잖아요. 대신 습식 사우나는 기온은 제한적으로 올라가지만 조금 숨이 턱턱 막히는 게 있죠. 그것처럼 기온이 47도까지 확 올라가기는 어려운 환경에 있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날씨나 기압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47도까지 올라갈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고요."

- 올여름이 예년과 다른 게 있다면 뭘까요?

"아직은 특이해 보이지 않습니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최근에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서 예상치 못한 날씨가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그때그때 최선의 분석을 통해서 단기간의 날씨와 재해 기상이 발생하는 걸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 예상치 못한 날씨라면 어떤 것일까요?

"기상청이 예상한 것보다 비가 더 많이 오거나 때론 구름대가 빠져나갈 것으로 봤는데 빠져나가지 않고 정체하면서 더 집중적으로 내리거나 한 것을 말합니다. 국지성 호우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그중 하나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올 여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우리나라 여름철은 긴 장마철로 비가 길게 오는 시기와 폭염, 그리고 폭염이 끝나갈 때쯤 오는 집중호우 등 여러 가지 재해 기상이 발생할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기상청의 최신 정보를 확인하셔서 휴가를 가시거나, 작업 하실 때 도움 받으셔서 생명이나 재산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기상청은 여름철이 되면 다른 계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집중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피해 입으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기상정보를 드리고자 저희가 좀 더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또 국민들도 이러한 정보를 잘 이용하셔서 피해를 안 입으셨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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