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과 맞바꾼 음바페의 부상, 프랑스에 미칠 영향은?

이준목 2024. 6. 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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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24년 만의 유로 제패 노리는 프랑스, 전력 차질 불가피

[이준목 기자]

우승후보 프랑스가 첫 승을 거뒀지만, 아쉬운 경기력속에 에이스 킬리앙 음바페의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마음껏 웃지 못했다. 6월 18일(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D조 1차전에서 오스트리아와 치열한 공방전 끝에 1대0 승리를 거뒀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튀랑, 음바페, 뎀벨레가 스리톱을 형성했고 중원에는 라비오, 캉테, 그리즈만이 자리잡았다. 포백에는 에르난데스, 살리바, 우파메카노, 쿤데가 출전했고 골문은 메냥이 지켰다.

프랑스는 전반 37분 음바페가 공을 잡고 중앙으로 파고들어서 올려준 크로스가 오스트리아 수비수 막시밀리안 뵈버의 머리를 맞고 굴절되면서 오스트리아의 골망을 가르는 행운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먼저 리드를 잡고 기세를 탄 프랑스는 후반에도 공세를 이어갔지만, 무수한 슈팅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의 육탄방어에 막혀 추가골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들어 프랑스에 악재가 속출했다. 후반 시작 1분만에 그리즈만이 상대 선수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광고판에 머리를 부딪혀 출혈이 발생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그리즈만은 머리에 붕대를 머리에 감고 다시 경기장에 투입되어야했다.

후반 40분에는 에이스 음바페마저 다쳤다. 코너킥 상황에서 위치선정을 위하여 몸싸움을 벌이던 음바페는 오스트리아 케빈 단소의 어깨에 얼굴을 부딪혔다. 음바페는 코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고, 응급처치를 받고 일단 복귀했지만, 결국 후반 45분 선수보호차원에서 그리즈만과 함께 교체됐다.

프랑스는 첫 경기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지만, 폴란드를 2-1로 잡은 네덜란드에 다득점에서 밀리며 조 2위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D조 최약체로 꼽히는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우승후보 1순위라는 기대치가 무색하게 단 한 골, 그것도 상대 자책골로 겨우 신승했기에 내용적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오스트리아는 패배에도 불구하고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불운한 자책골을 제외하면 내내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였다. 남은 2경기에서도 언더독으로 충분히 이변을 노릴만한 저력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프랑스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음바페의 부상이 미칠 영향이다. 이날 코뼈 골절 부상을 입은 음바페는 육안으로 봐도 하얀 유니폼에 선혈이 두드러졌고, 코가 부어서 크게 휜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또한 음바페는 이날 부상 수습 때문에 자신이 경기장을 벗어난 사이에 팀이 수적열세에 몰리는 상황이 되자, 심판의 지시 없이 무단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옐로카드까지 한 장 수집하며 이래저래 불운한 하루가 됐다.

음바페는 국가대표로 A매치 80경기에서 출전해 47골이나 기록한 프랑스 전력의 핵심이다. 지네딘 지단-티에리 앙리 등의 뒤를 이어 역대 레블뢰 군단의 에이스 계보를 음바페가 물려받기 시작하면서, 프랑스는 최근의 두 번의 월드컵에서 우승-준우승 각 1회를 차지하고 다시 전성기에 오를 수 있었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지단-앙리가 활약했던 2000년 이후 24년 만의 유로 제패를 노렸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음바페가 중상을 당하며 프랑스는 전력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음바페는 지난 유로 2020에서도 월드컵과 달리 부진한 모습으로 무득점에 그치며 팀이 16강전에서 스위스에 승부차기로 패하는데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한 바있어서 또한번 유로 대회와의 악연을 이어가게 됐다.

프랑스로서는 잔여 경기에서 음바페의 몸상태에 따라 전력구상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일단 음바페는 경기후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그나마 얼굴 부상이기에 선례를 감안할 때 '특수제작 마스크'를 쓰고서 경기에 계속 출전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는데는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에 나선다고 해도 특유의 폭발적인 활동량이나 90분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한국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은 2022 월드컵을 앞두고 리그 경기도중 안면골절 부상을 당했으나 마스크를 쓴채로 월드컵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당시 손흥민은 포르투갈전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월드컵 전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분전했지만 부상의 여파로 득점에는 실패했고 경기력 자체도 최상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손흥민 역시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면서 시야가 제한되고 움직임이 불편이 많았다"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프랑스는 음바페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쟁쟁한 자원들이 넘쳐나는 프랑스라고 하지만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음바페의 스피드와 골결정력, 찬스 생산력을 대체할 선수는 없다. 특히 전문적인 원톱형 중앙 공격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프랑스 호화 스쿼드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현재 프랑스 스쿼드에서 역대 국가대표 최다득점자인 올리비에 지루는 어느덧 37세의 노장이 되었고, 콜로 무아니나 마르쿠스 튀랑은 대표팀에서는 득점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즈만, 킹슬리 코망, 우스만 뎀벨레 등은 2선 공격수에 더 적합한 자원들이다. 그동안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존재만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몰고 다니던 음바페가 빠지게 된다면, 프랑스의 공격력은 무게감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새 소속팀이 된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도 음바페의 부상은 악재다. 지난 스페인 라리가-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린 음바페를 영입하는데 성공하며 더욱 막강한 화력을 구성했다.

레알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음바페의 올림픽대표팀 차출을 끝내 반대할만큼 선수관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음바페가 유로 2024 첫 경기만에 중상을 당하면서 결국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다음 시즌 준비에 차질을 겪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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