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부가 최고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생을 배우려면 귀담아들어야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으로 삼을 만한 사람도 있다고 하지 않던가.
물론 배울 게 없는 사람한테도 배울 게 있다고 한다.
형편없는 사람한테는 그 사람처럼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걸 다짐하게 되니 그 또한 배울 게 있다는 뜻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권성권 기자]
인생을 배우려면 귀담아들어야 한다. 뭔가 깨닫고 살려면 그래야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으로 삼을 만한 사람도 있다고 하지 않던가. 물론 배울 게 없는 사람한테도 배울 게 있다고 한다. 신안군 자은면의 지영태 목사에게 처음 들은 말이다. 형편없는 사람한테는 그 사람처럼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걸 다짐하게 되니 그 또한 배울 게 있다는 뜻이었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 그 답은 사람에게 있다. 사람의 삶 속에 있다. 문자화 되어 있는 지식이나 정보는 인공지능이 더 잘 알고 있다. 필요하면 챗지피티ChatGPT에게 물어보면 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갖고 있지 못한 게 있다. 바로 지혜다. 지혜는 사람에게서 구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 공부가 최고 공부다."(6쪽)
강원국이 <강원국의 인생공부>를 통해 한 말이다. 삶의 지혜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깨닫는 게 훨씬 깊다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두 전직 대통령과 함께 일하며 국민의 마음을 흔들고 채우는 말과 글을 썼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내놓은 이후 그는 문화, 예술, 교육, 사회, 정치 등 각계각층의 300여 명을 만나 인생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중 15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게 이 책이다.
▲ 책겉표지 강원국이〈강원국의 인생공부〉 |
ⓒ 디플롯 |
"감에 대한 일화가 있는데요. 저희가 가난해서 사람들한테 뭘 줄 게 없잖아요. 근데 구례는 감이 유명하거든요. 감을 따다가 말릴 때 무던한 분들은 그냥 실에꿰어서 죽 처마에 매달아놔요. 그러면 쉽거든요. 빨리 마르고. 근데 엄마는 실이 감을 관통하면 맛이 없다고 일일이 전부 다 깎아서 채반에 얹어요. 그래서 통째로 엎어놓고 썩지 말라고 하루에 열대 번씩 그걸 다 뒤집어줘요."(76쪽)
<빨치산의 딸>로 널리 알려진 정지아 작가의 인터뷰 내용이다.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걸 동네 사람들 다 알고 있었지만 어린 그녀에게 누구 하나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심 때문이었던 것이다. 어느 겨울철 방물장수가 날이 어두워 집으로 못 돌아갈 때도 딸이 쓰는 방을 내줬다고 한다. 아버지가 목숨걸고 지키려 한 민중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돈에는 건강한 돈, 허망한 돈, 나쁜 돈이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버는 돈은 주로 약간 허망한 돈이에요. 많이 벌긴 하지만 연기처럼 사라져요. 1999년까지 문천식씨랑 저랑 연봉이 4000만 원 정도였는데, 개그 코너가 뜨면서 2000년도에는 한 10배 뛰었어요. 20년 전에 4억이면 엄청난 금액이죠.… 통장에 얼마 있는지 확인해보니까 문천식 씨는 270만 원, 저는 한 450만 원 밖에 없는 거예요."(279쪽)
개그맨 시절 나름대로의 판단에 허망한 돈을 벌었다면 지금은 건강한 돈을 벌고 있다는 고명환의 인터뷰 내용이다. 지금 그는 메밀국숫집 등 4곳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육수 소스 공장까지 차려 연매출 10억 원 이상을 올린다고 한다. 물론 2005년 죽음의 강을 건널 뻔한 대형 교통사고 이후 붙잡은 책들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일주일에 닷새는 남산도서관으로 향한다고 한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30분간 책을 읽자는 마음으로 간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한 시간 무료 주차를 넘긴다고 한다. 놀라운 건 그 이른 아침에 고급 차들도 많은데 그들도 하루 시작을 도서관에서 한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읽은 지혜로 20% 이윤을 남기지 않는 장사법을 정했다고 한다. 질 좋은 밀가루를 고집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그러니 손님들도 집에 가서도 속이 편하다고 하고 또 찾게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 책은 그 밖에도 1만 평 짜리 공원 하나 만드는 것보다는 1000평짜리 공원 10곳을 만드는 게 낫다고 하는 건축가 유현준의 삶, 경찰관이 된 이후 청탁성 요청이 올 것을 대비해 친구들 모임조차 안 가고 연락도 다 차단한 표창원의 삶, 2500만 원 학자금 대출을 갚고자 매일 한 편의 '일간 이슬아'를 써 보낸 덕에 예스24가 실시한 '2023년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작가 이슬아의 삶 등 15명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의 인생 인터뷰를 경청하다보면 배울 게 많다는 걸 실감케 될 것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검찰 애완견' 논란에 소환된 손석희 앵커브리핑
- 삼성 유튜브에 올라온 화제의 영상... 한국은 큰일 났다
- 전세사기 피해자 또 외면... 여당도 장관도 없는 국토위
- 한국도 '47도'까지 오를 수 있나요? 기상청 분석관 답은
- "누가 가냐"는 중학교 공개수업... 저는 이래서 갑니다
- 거부권에 좌초됐던 노란봉투법,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돌아왔다
- 홍준표 수사 요청했다고... 지역 활동가 검찰에 고발한 대구시
- "탈시설조례 폐지에 개악까지? 서울시의회, 정부 발표와도 배치"
- 검찰, 이화영 전 부지사 또 기소... 총 다섯 번째
- 정부의 국회 '무시'... 과방위 '청문회 증인' 채택 맞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