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 초간본에 김정희 세한도까지…조용히 떠난 기부왕 손창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보 '세한도'(歲寒圖) 등 대를 이어 수집한 여러 문화유산을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가 지난 11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29년생인 고인은 개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실업가인 부친 손세기(1903~1983) 선생의 대를 이어 회화, 전적 등 다양한 종류의 문화유산을 수집했다.
당시 기증품에서 제외했던 국보 '세한도'마저 고인은 1년 2개월 뒤 국가에 내놓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300여점 기증
2020년 금관문화훈장 수훈
국보 ‘세한도’(歲寒圖) 등 대를 이어 수집한 여러 문화유산을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가 지난 11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95세.
17일 아들 손성규 연세대 교수에 따르면 고인은 마지막 순간에 부음을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고, 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1929년생인 고인은 개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실업가인 부친 손세기(1903~1983) 선생의 대를 이어 회화, 전적 등 다양한 종류의 문화유산을 수집했다.
고인은 이렇게 모은 귀중한 문화유산 304점을 2018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여기에는 1447년 편찬된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 초간본,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등이 포함돼 화제가 됐다.
당시 기증품에서 제외했던 국보 ‘세한도’마저 고인은 1년 2개월 뒤 국가에 내놓았다. 1844년 59세의 추사가 유배지 제주도에서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이 그림은 자신이 처한 물리적, 정신적 고통과 메마름을 먹과 거친 선으로 표현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고인은 2020년 1월 ‘심사숙고 끝에 내어놓았다’는 전언과 함께 어떤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세한도를 기증했다.
이런 공로로 그는 2020년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정부 포상이 이뤄진 이래 문화유산 금관문화훈장를 수여한 것은 고인이 처음이었다.
이 밖에도 고인은 2008년 연구 기금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1억원을 쾌척하고, 2012년에는 경기 용인 일대 임야 662ha(약 200만평)를 산림청에 기부했으며, 2017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50억원 상당의 건물과 1억원을 전하는 등 생전 다양한 기부 활동으로도 주목받았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