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재 목사의 후한 선물] 한 사람이 나라입니다
1951년 5월 경기도 가평군 용문산에서는 하룻밤에 포탄 4만여발이 빗발치는 처절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파죽지세로 몰려오는 중공군 3개 사단을 국군 제6사단이 홀로 막아내고 있었다.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만 90세 성도께서도 그때 거기 계셨다. 당시 나이 18세였다. “나라가 없으면 학교도 못 다니고 갈 곳도 친구도 없어서 군대에 자원했다”고 한다. 입대 후 사격훈련을 단 하루 받고 곧장 전선에 배치되었다고 하니, 당시 상황의 절박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수색대원이었다. 적 후방에 잠입해 위험한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작전 후 귀환한 생존자는 소대원 25명 중 단 3명이었다. 전사자나 생존자 모두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 부대에 속한 모든 장병 한 분 한 분의 헌신으로 몇 배나 많은 적군을 막아 전황을 뒤집을 수 있었다. 모두가 나라를 구한 그 한 사람이시다.
아달랴는 왕권을 쥐자 왕의 자손을 모두 멸절했다.(왕하 11:1) 다윗의 씨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끊으려는 사탄의 총궐기였다. 아달랴의 철권통치에 모두 굴복한 그때 구원의 약속을 믿고 때를 기다린 부부가 있었다. 왕실에서 무시당하던 어린 공주 여호세바와 아흔이 된 늙은 대제사장 여호야다의 결혼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이상한 결혼이다. 그야말로 믿음 빼면 볼 것 없는 남녀가 결혼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부가 다윗의 후손인 요아스를 아달랴의 눈을 피해 성전에 숨겼고, 결국 아달랴를 몰아내고 다윗 왕조를 회복했다. 한 쌍의 부부가 나라와 세상을 살렸다.
우리가 지금 민주주의가 만개한 인권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매일매일 새롭게 확인하게 된다. 이것도 인간사의 역설이다. 그렇다. 한 사람이 너무 중요하다. ‘나 하나쯤은 이렇게 해도 괜찮아’라는 특권의식도, ‘나 같은 사람이 뭘 할 수 있겠어’라는 겸양도 그 뿌리와 열매는 같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교만에서 비롯돼 결국 자신만 아니라 공동체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생각으로 아담 한 사람이 저지른 행동 하나가 온 세상을 사망의 노예로 만들었다. 그러나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버려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됐다.(롬 5:19) 하만 한 사람이 유다 민족 전체를 없애려고 했지만 주님은 에스더 한 사람의 적용을 통해 자기 백성을 살리셨다.
전쟁 속에서 목숨 걸고 자기 역할에 충실했던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다. 이제는 군인도 자유를 누린다. 우리 교회 성도이신 군인 한 분은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일에서도 군인답다. 분리수거, 심부름,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때마다 1000원을 준다. 그런데 자녀들이 용돈을 가장 많이 벌 방법은 큐티(QT)하는 것이다. 큐티 한 번에 1000원인데 빠짐없이 날마다 하면 일주일, 그리고 한 달마다 보너스를 추가로 받기 때문이다.
이분의 중학생 아들은 큐티하는 게 너무 귀찮지만 용돈이 필요해서 ‘가불’로 받았다. 이후 며칠을 큐티해서 가불한 용돈을 겨우겨우 갚았다. 아들은 게임에 이성을 잃고 빠져든다고 한다. 최근에도 PC방에서 게임을 하느라 엄마와 약속을 잊고 전화도 받지 않다가 크게 혼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학생이 말씀에 비춰 자기를 본다는 것이다. 게임에 쉽게 빠지는 자신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 쾌락을 좇아 하나님의 언약을 잊은 삼손 같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PC방을 가면서도 하나님의 언약을 잊지 않도록 큐티하며 말씀의 머리카락을 기르는 적용을 하겠다고 약속한다.
게다가 앞으로 믿는 사람과 ‘신(信) 결혼’을 하고 자녀도 많이 낳아 예수님 가문이 되도록 하겠단다. 이 약속을 혼자 지킬 수 없으니 중등부 친구들과 함께 큐티 잘하며 공동체에 붙어 가겠다고 한다. 우리나라 미래가 이 학생 같은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주님의 창조와 구속의 약속을 믿고 순종하는 한 사람이 가정도 교회도 나라도 살린다. 그래서 한 사람이 나라라고 말할 수 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반응하는 한 사람이 교회마다 많이 세워지길 소원한다.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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