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의 인사이트] 마음 다스리는 법

이명희 2024. 6. 1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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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안 보이는 팍팍한
삶에서도 생각만 바꾸면
인생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젊은층 사로잡는 초긍정적
‘원영적 사고’ 눈길

매일 감사한 일 써보고 우리의
약함과 고난 위장된 축복임을
믿고 마음 다스려보자

초여름을 건너뛰고 벌써 한여름 같은 날씨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몇 달째 정부와 의대 정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의사들, 대선 이후 계속되는 거대 야당 대표의 범죄 의혹들에 대한 재판, 대통령 부인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야당의 특검법 발의까지 짜증 나는 뉴스로 가득하다.

취업도 어렵고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안 오르고 내 집 마련은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 팍팍한 삶 속에서도 생각을 바꾸면 인생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 소중한 무엇을 잃었을 때 우리는 뒤늦게 그것의 가치를 깨닫는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할 때는 안 보이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얼마 전 무리해서 운동하다가 다리에 통증이 생겼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가는 단순한 일이 너무 힘들었다. 지하철을 타거나 두 발로 서 있기조차 쉽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는 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평상시에는 잊고 살았던 일상의 행복이다. 찬란한 햇빛을 받으며 두 다리로 온전히 걸을 수 있게 됐을 때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가 불편하게 된 윤만호 EY한영회계법인 경영자문위원회 회장은 얼마 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희망을 이기는 절망은 없다”며 “절대 포기하지 말라. 포기는 창조주의 권한이지 피조물의 권한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질병을 주시고 고난을 주시는 이유는 육체의 가시를 통해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기 위함이며 나의 약함을 강함 되게 하셔서 영광 받으려 하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세상이 다 끝난 듯한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욥처럼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 23:10)고 고백할 수 있을까. 불행이 닥쳐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분의 선하심과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심을 믿는다면 고난도 감사로, 위장된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기업 네패스는 성경에 근거한 ‘감사 경영’을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기업문화 근간에는 3·3·7라이프가 있다. 하루에 3가지 이상 좋은 일을 나누고, 하루에 30분 이상 책을 읽고, 하루에 7가지 이상 감사하고 7곡 이상 노래하라가 그것이다. 네패스 직원들은 노래로 하루를 시작하고 감사편지를 쓴다. 예상치 않은 일, 업무가 생겼을 때도 감사한다. 또 긍정언어를 생활화하고 있다. “보고해라” 대신 “공유해줄래요”, “~때문에” 대신 “~덕분에”, “빨리해” 대신 “약속 기한 안에 가능할까요” 식이다.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되느니라”(잠 16:24) 등 이 모두 성경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네패스의 감사경영 사례는 2년 전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열린 긍정조직학 국제학술대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미 전역에서 모인 300여명의 교수들은 이러한 기업문화를 이끄는 기업이 실존한다는 것과 장기적인 투자로 감사경영을 시스템화해 정착시켰다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국민일보크리스천리더스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이병구 네패스 회장은 최근 미션어워드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노하우를 공유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엔 ‘원영적 사고’가 새로운 밈(meme)을 낳으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이름에서 나온 말로 긍정을 넘어 초긍정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을 말한다. 장원영이 지난해 9월 스페인 유명 빵집을 찾아가 줄을 섰는데 마침 바로 앞에서 빵이 다 떨어졌다. 장원영은 “제 앞사람이 제가 사려는 빵을 다 사 가서, (좀 기다려야 했지만) 너무 럭키하게 제가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라고 했다. 장원영이 종종 자신의 영어 이름 비키(Vicky)를 붙여 “역시 난 럭키비키야(운 좋은 원영)”라고 한 데서 유래한 ‘럭키비키’도 추임새처럼 따라붙는다.

긍정적 태도와 하루에 감사한 것 한 가지 이상씩 써보면서 마음을 다스려 보자. 마음 쓰이고 불편했던 친구나 직장상사 ‘덕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 성취감을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고통도 지나고 나면 웃을 수 있고, 숨쉬기조차 힘들게 느껴지는 하루는 누군가가 그렇게 살고 싶어하는 오늘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인생이 좀 더 살만하지 않을까.

이명희 종교국장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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