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꿈틀대는 집값·전셋값, 부동산 시장 불안 잘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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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치솟으며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로
주택 공급은 감소세…정부, 대책 실기 말아야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상승 전환한 서울 주택 가격이 5월까지 두 달 연속 올랐다. 상승 폭(0.09%→0.14%)도 커졌다.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수도권 주택 가격도 지난달 상승 전환했다. 급등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서울 주택 전셋값은 0.26%, 수도권은 0.28% 올랐다.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전국은 0.19% 올랐고, 서울(0.42%)과 수도권(0.43%)은 더 크게 뛰었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년 전보다 4% 이상 올랐다.
지난주(6월 2주 차)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6주 연속 상승했다. 빌라 등의 전세사기 사태 이후 중소형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전세 매물도 줄며 가격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2만8238건)은 1년 전보다 19.1% 감소했다. 게다가 2020년 7월 시행된 임대차법으로 강화된 전세 계약 만기가 오는 7월부터 도래하면서 전셋값은 더 뛸 수 있다. 한번 계약하면 4년간 묶일 수 있는 만큼 전세금을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올릴 수 있어서다.
전셋값 상승은 집값 상승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매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없애겠다는 정부의 감세 정책 예고로 인해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은 더 오를 수 있다.
문제는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출 공급이 부족한 데 있다. 윤석열 정부는 주택 270만 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와 준공은 연평균 대비 70%, 착공은 47.3%로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민간 부문 공급이 위축된 탓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약 87만8000호의 주택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며 “이런 주택 공급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2025~2026년 집값 폭등이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 과장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주택 공급은 하룻밤에 뚝딱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부가 주택 공급에 대한 의지와 대책을 밝히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다. 뒤늦은 대응으로 불붙은 주택 가격과 심리를 잡기에는 ‘백약이 무효’라는 걸 과거 사례들은 충분히 보여준다. 공급 계획과 함께 각종 규제를 풀고, 전세사기 등을 막을 수 있는 제도 정비를 통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정책적 대응과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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