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감동 시킨 노시환의 투혼…"정말 자랑스러운 선수, 내 가슴 뭉클하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4일 팀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매일, 매 순간마다 파이팅을 크게 외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을 어렵게 생각할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스킨십을 하고 격려의 말을 건네는 모습을 경기 전후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이 KBO리그 무대로 돌아온 건 지난 2018년 6월 NC 다이노스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이다. 게임을 치르면서 최근 리그의 트렌드와 한화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여념이 없다.
한화는 지난달 26일 최원호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태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 지기도 했다. 하지만 1군 통산 896승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김경문 감독의 부임 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사령탑으로서 지난 16일 대전 SSG 랜더스전까지 6승 5패 1무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한화가 현재 7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5위 SSG와 5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아 가을야구의 꿈을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한화는 다만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태다. 다음달 초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험난한 순위 다툼이 예정되어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전력 출혈에 대한 아쉬움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매 경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승리를 따내는 부분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SSG전에서는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주장 채은성에게 과감하게 휴식을 부여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채은성을 대신해 지명타자로 출전한 문현빈이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면서 결과적으로 팀과 선수 두 명 모두에게 윈-윈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가 타격이 안 맞을 때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계속 기회를 줘야 하는 경우도 있고 체력적으로 힘들면 배려해 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채은성은 1루수, 지명타자로 뛰다가 내가 한화에 온 뒤 최근에 우익수로 자주 나갔기 때문에 피로도가 있었을 것 같아 휴식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러면서 노시환의 이름을 꺼냈다. 노시환이 보여주고 있는 투혼과 책임감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시환은 2023 시즌 131경기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OPS 0.929로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타점왕 타이틀을 따내며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시환은 2024 시즌에도 69경기 타율 0.270(281타수 76안타) 16홈런 48타점 OPS 0.816으로 한화 4번타자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노시환을 향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현재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홈런은 리그 공동 6위, 팀 내 1위다.
김경문 감독은 노시환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90(42타수 8안타) 2홈런 2타점으로 타격감이 주춤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노시환을 대체할 선수가 없을뿐더러 노시환의 투혼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 노시환이 정말 자랑스럽다. 나도 여기와서 노시환을 보며 깜짝 놀랐다"며 "(3루) 수비도 탑클래스로 잘해주고 있는 데다 팀을 위하는 마음이 크다"고 치켜세웠다.
또 "어린 선수가 (공에 맞아) 아픈 데도 본인이 3루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나가면 라인업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며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뛰는 걸 보면 내 가슴이 뭉클하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중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노시환의 힘이 필요하다. 페라자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고 채은성이 타격감을 회복한 뒤 노시환까지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이글스 타선의 파괴력과 짜임새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
노시환의 방망이에 제대로 불이 붙는 순간,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의 가을야구를 향한 도전도 청신호가 켜진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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