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유행이지만… 아무 데서나 하면 ‘이것’ 걸릴 수도

전종보 기자 2024. 6. 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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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곳에서나 맨발로 걸으면 파상풍을 비롯한 여러 가지 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진다.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올해도 ‘맨발 걷기’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맨발 걷기란 말 그대로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땅을 밟으며 걷는 행위를 말한다. 맨발이 땅에 직접 닿으면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어싱(earthing·접지)’이란 개념이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다. 따로 맨발 걷기를 위한 길이 조성되지 않은 동네 산책로에서도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정도다. 맨발 걷기의 효능은 무엇이며, 주의할 점은 없는지 알아보자.

◇맨발로 걸으면 혈액 순환 촉진돼
맨발로 걸으면 신발을 신고 걸을 때보다 혈액 순환이 잘 된다. 신발을 신고 걸으면 사용하는 근육만 사용하지만, 맨발로 걸으면 발가락 사이, 발등과 발날에 자리 잡은 근육까지 사용한다. 발에 있는 신경반사구, 림프체계, 신경말단 등이 자극돼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또 중심을 잡기 위해 근육을 미세하게 움직이며 걸으면 같은 거리를 걸어도 맨발로 걸을 때 족부 코어 근육이 더 강화된다.

맨발 걷기는 정신건강 개선 효과도 있다. 발바닥에 있는 신경이 자극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줄어든다. 코르티솔은 콩팥 위에 붙어있는 부신에서 분비되는데, 몸의 신경계를 흥분시켜 혈압을 올리고 호흡을 가쁘게 만든다. 적당히 분비되는 것은 상관없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신체 대사가 불균형해지고, 복부비만,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르티솔이 식욕을 부추기고 복부에 지방을 쌓는 데 관여하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맨발로 걸은 그룹이 신발을 신고 걸은 그룹보다 코르티솔 수치가 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 동물 배설물, 녹슨 못 밟으면 파상풍 위험
다만 아무 곳에서나 맨발로 걸으면 파상풍을 비롯한 여러 가지 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파상풍은 상처 부위에 침입한 균이 독소를 생성해 근육수축과 통증이 나타나는 감염성 질환이다. 녹슨 못, 흙, 동물의 배설물, 모래, 나무 등 우리 주변 곳곳에 파상풍균이 분포하고 있다. 3~21일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2주 이내로 발병한다. 처음에는 목과 턱 근육이 경직되고, 심해지면 입을 열거나 음식을 삼키지도 못하게 된다. 이외에 ▲두통 ▲미열 ▲오한 ▲전신성 통증 등도 나타난다. 예방을 위해서는 오염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는 맨발로 땅을 디디지 않는 것이 좋고, 발에 상처가 있다면 맨발 걷기는 자제해야 한다. 이물질이 상처에 남아 있거나 6시간 이상 방치하면 나중에 소독해도 파상풍이 생길 위험이 크다.

파상풍 예방접종 또한 필수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파상풍은 치명률이 높고, 감염 환자 대부분이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불충분하게 받았다. 파상풍 예방접종은 생후 2·4·6개월 3회에 걸쳐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으로 기초접종을 한다. 이후 15~18개월과 만 4~6세에 DtaP 백신을 각각 1회 추가 접종한다. 만 11~12세에 Td 또는 Tdap 백신을 추가 접종했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10년 주기로 예방접종을 해야 효과가 있다. 소아 때 권하는 파상풍 기초접종을 마친 후여도 14~23년 후에는 83%가량 유효 항체가를 상실한다는 보고가 있다.

◇당뇨병 환자, 맨발 걷기 안 돼
맨발 걷기 운동을 피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당뇨병 환자가 대표적이다. 감각이 저하된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들은 발에 상처가 나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서 모르고 계속 걷다가 상처가 깊어져 궤양이 생기거나 감염될 수 있다. 당뇨병성 혈관병증, 말초동맥폐쇄성질환 등으로 다리 혈액 순환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 않으며, 심하면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맨발 걷기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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