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재판 나온 전문위원 "국토부 전화는 내 판단"
[김종훈 기자]
▲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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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 김아무개씨는 '피고인(송영길)으로부터 민원 해결을 부탁받아서 적극적으로 국토부에 전화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런 기억은 없다"면서 송 대표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당시 국토부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한 이유에 대해 "나는 공직에 있을 때부터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여수산단 내 폐기물 소각시설 증설은 지역을 위한 사업이라 나름대로 판단해 연락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인석에 앉은 송 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직접 김씨에게 "(2021년 당시) 국토부장관이던 노형욱은 나와 40년 친구"라며 "민원이 있으면 장관에게 직접 요청을 하지 증인을 통해 국토부 직원들에게 요청하라고 하겠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씨는 "송 대표와 이 문제에 대해 말한 적이 전혀 없다"며 송 대표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이날 송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재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2021년 당시 송 대표가 국토부 출신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 김씨를 통해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의 청탁 민원 해결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가 후원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문자 띄운 뒤 "송영길과 이야기 나눈 것 아니냐" 추궁
김 수석님 배려해준 덕분에 일보고 잘 내려왔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표께서도 수석님 애쓰시는 것 알고 계시고 고마움 전했습니다.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박용하 배상.
재판정 대형화면에 박 전 회장의 문자를 띄운 검찰은 김씨를 향해 "'수석님 애쓰시는 것 알고 계시고 고마움 전했습니다'라는 말은 미리 송영길과 (소각장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뜻 아니냐"라고 따졌다.
이에 김씨는 "기억이 없다"면서도 "박 전 회장 의도를 잘 모른다. 다만 (박 전 회장이) 당시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의 여수발전에 대해서 열정이 많이 느껴져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신문에 이어 변호인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송 대표 측 변호인은 "증인은 왜 (민주당 전문위원에서) 퇴직한 후에도 국토부에 전화를 걸은 것이냐"라고 물으며 증인 김씨가 누구의 요구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관련 업무를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씨는 "지역에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해서 국토부에서 (해당 사업을) 반려를 했지만 다시 국토부에서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도 전화를 한 것"이라며 "나도 그 자리에서 똑같은 공직생활을 했다. 부당하게 처리하거나 요구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만 절차적으로 시간이 좀 됐고 리젝트(거절) 당한 상황이라, 좋은 상황으로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4월 15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국토부 직원들은 당시 김씨의 전화에 "청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통화가) 신경은 쓰였지만 압박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답한 바 있다.
실제 2021년 당시 김씨가 국토부에 전화를 하고 확인을 했지만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소각 처리시설을 증·신설하기 위한 개발계획 변경 허가 신청은 국토교통부가 여러 차례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정근 옥중서신 "송 대표가 나에게 모든 혐의 덮어씌우자는 것"
한편 이날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핵심 고리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3페이지 분량 옥중서신을 통해 송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나에게 모든 혐의를 덮어씌우자는 것이냐. 이제라도 진실을 말해달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전 부총장은 "녹취록이 공개되고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며 "(돈봉투 사건이) '이정근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한 대표님의 발언에 대해 진실규명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4월 프랑스에서 귀국하면서 돈봉투 사건에 대해 "이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를 감시·감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당시 당 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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