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 만나러 잠실행, '겉돌'이어도 행복했습니다

최혜선 2024. 6. 17. 19: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의 제대와 함께 시작될 방탄소년단의 2막, 아미로서 응원합니다

[최혜선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진이 전역한 12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군복무 중인 정국(오른쪽)과 뷔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2024년 6월 12일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제대했다. 제대하는 날 부대 정문 앞에서 군생활을 함께한 후임병들과 포옹하며 인사하고, 엉엉 우는 후임병의 모습에 울컥해 함께 눈물 흘리는 진의 모습을 보니 검은 롱패딩을 입고 신병훈련소로 들어가던 입소날의 모습이 함께 그려졌다.

맨 처음 입대하는 맏형을 위해 시간을 맞춰 훈련소까지 배웅을 했던 멤버들은 모두 군입대 중인 상황에서도 휴가를 내 맏형의 제대를 축하해주러 왔다. 

제대한 사람과 인사하고 있는 멤버, 색소폰을 불고 있는 멤버, 오랜만에 만나 포옹하고 있는 각각의 멤버들 모습을 보니 일곱이 모이면 항상 와글와글 오디오가 물리면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챙기는, 익숙했던 무드가 재연됐다. 

'맞아, 그들이 함께일 때는 이런 모습이었지.'

데뷔 11주년 기념 페스타 오프라인 행사 개최 
 
 행사가 열릴 실내체육관 근처
ⓒ 최혜선
 
 ARMY ZONE 행사 앞에 줄 선 아미들.
ⓒ 최혜선
 
2022년 12월 13일 진이 입대하는 날 이미 알았다. 진이 11주년 데뷔일(2024년 6월 13일) 하루 전에 제대한다는 사실은. 갓 제대했을 때는 머리카락 길이나 피부 관리, 체형까지 준비가 필요할 테니 페스타 기간이라고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기는 어려울 테고 데뷔일에 라이브 방송을 켜서 인사 정도 해주겠지 예상했다.

그런데 방탄의 아미 사랑은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제대 다음 날 바로 데뷔 11주년 기념 페스타의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1부는 천 명의 팬들을 안아주는 허그회, 2부는 추가 3천 명의 팬 대상으로 한 팬미팅 형식의 행사였다. 

이 행사 참여는 응모한 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하는 방식이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해보았지만 결과는 '미당첨'이었다. 놀랍지는 않다. 아미 팬클럽 가입자수를 생각하면 최대 4천 명 만이 당첨될 수 있는 이벤트에 '미당첨'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니까. 행사장에 내 자리는 없지만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았다.

기다려준 아미를 안아주고 싶다는 진의 마음으로 진행된 행사였다. 성별과 인종, 나이를 뛰어넘어, 그저 아미를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오롯이 전해졌다.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는 페스타에 참여하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미 팬클럽임을 인증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ARMY ZONE'은 지하철역 출구까지 대기줄이 이어졌다.
  
6월의 뙤약볕 아래였지만 모두들 오랜만에 방탄 관련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표정은 밝았다. 나는 기념품도 좋지만 진이 팬들과 만나는 장소인 학생실내체육관을 보고 싶어서 발걸음을 옮겼다.

'겉돌'이어도 행복합니다
 
 지난 12일 전역한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이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프라인 팬 미팅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빅히트뮤직
 
오프라인 행사에 당첨된 운 좋은 아미들의 설레는 표정도 보고, 진이 팬들을 만나러 오는 장소도 내 발로 걸어보고 눈으로 봐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티켓이 없어도 행사장에 가는 것을 '겉돌(겉을 돈다)'이라 부른다.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거길 왜 가?'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방탄소년단과 소속사가 진행하는 공식 행사에 나의 동선과 일정이 더해지면 그것은 나만의 유일무이한 경험이 된다. 비록 '겉돌'이라 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의 오프라인 행사에 가면 그런 생각으로 그 자리에 온,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수많은 아미들을 만날 수 있기에 외롭지 않다. 

멤버들이 군입대를 앞둔 시기에는 처음 군대를 간 멤버의 뒤를 따라 모두들 입대할 일만 남았다는 마음에 울적했다. 그런데 이제는 처음 제대한 멤버의 뒤를 따라 모두들 제대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다른 멤버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아미를 아낀다는 말은 늘 들어왔고 알고 있었지만, 군입대 기간을 전후로 한 그들의 행보를 통해 더 확실하게 증명된 셈이다.

모든 멤버가 군복무를 하는 진정한 군백기를 6개월로 최소화하고 7명의 멤버들이 2년 6개월 내에 군복무를 마치는 일정으로 입대를 했다는 점, 입대 전 길지 않은 자유시간에 팬들이 즐길 콘텐츠를 힘닿는 데까지 준비하고 내놓는 모습, 입대하는 멤버들을 휴가까지 맞춰가며 배웅하고 제대하는 멤버를 맞이하는 모든 일들이 그 증거다.

방탄소년단의 제2막이 가까워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블로그나 브런치에 게재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