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8개월만에 전시내각 해체…"이젠 소수 특별회의서 결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직후 꾸린 전시내각을 공식 해체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밤 열린 안보 내각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전시 내각을 해체한다고 밝혔다. 내각이 구성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하레츠는 이번 전시 내각이 해체된 이후 가자지구 전쟁 관련 민감한 현안은 소수가 참여하는 '특별 회의'에서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안보 내각의 추인을 받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특별 회의엔 그간 전시내각 참여를 희망해온 극우 성향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은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선제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4일만인 같은 달 11일에 구성됐다.
전쟁 관련 주요 최고 결정 협의체인 전시 내각은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 등 투표권을 가진 3인의 각료와 투표권이 없는 옵서버 3인 등 6명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전시 내각은 네타냐후의 초강경 정책과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 부재로 인해 삐걱댔다. 결국 네타냐후의 정적인 간츠 대표는 지난 9일 전시내각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투표권 없이 전시 내각에 참여했던 의원 두 명까지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전시 내각은 반쪽짜리가 된 상태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9일 탈퇴를 선언하면서 "하마스 침공 1년이 되는 올가을 조기 총선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간츠 대표의 퇴임이 조기 총선이나 네타냐후 정권 퇴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네타냐후 연정은 이스라엘 의회 120석 중 과반(64)을 차지한 상태다.
‘주간 전투중단’ 놓고 네타냐후 "못 받아들여"
한편 이스라엘군(IDF)이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해 가자지구 남부에서 주간 군사작전 중지를 발표한 것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보고받은 적 없다”며 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군에 제동을 걸면서 이번 조치가 번복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DF는 16일 성명에서 인도적 목적을 위해 주요 구호품 반입 통로인 케렘 샬롬 검문소부터 살라알딘 도로 등을 대상으로 낮 시간대(오전 8시∼오후 7시)에 “군사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IDF의 가자지구 ‘주간 작전 중단’ 발표를 언급하며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소식을 접했다"면서 "받아들일 수 없고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대를 위해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군대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연정을 구성하는 극우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연정 내 대표 극우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SNS에 “군 당국이 전투 중단 계획을 각료회의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말도 안 되고 망상적인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에 전달되는 인도적 지원은 하마스의 권력을 유지하고 전쟁 성과를 수포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활동 중인 구호단체들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구호 통로가 열리지 않았으며 실제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부시라 칼리디 정책 책임자는 "이번 주간 전투 중단은 한 번의 공격으로 취소할 수 있는 허울뿐인 변화"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구적 휴전을 위한 진정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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