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이야기 담은 책, 이렇게나 다양한 출판 경로가 있다

김예지 2024. 6. 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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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외에도 다분야 자가출판 가능… 그렇게 출간한 책 1년간 순수익 셈해보니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예지 기자]

▲ 글쓰기 예시 이미지
ⓒ 언스플래쉬
 
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나는 틈틈이 집필한 초단편(약 2만 자~4만 자 이내)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을 탈고했다. 짧지만 애정을 담아 집필한 원고를, 웹소설 투고 사이트인 '투고하다'(링크)에서 리뷰가 좋은 출판사에 투고했다.

초단편은 길이가 짧아서 빠르면 하루, 늦어도 일주일 이내로 당락이 결정된다. 과연 투고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해당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희 출판사와는 출간 방향이 맞지 않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며, 다음 기회에 뵙겠습니다."

나와 지속적으로 출간 계약을 맺는 출판사는 초단편을 출간하지 않았다. 초단편 출판사는 애초에 그 정보가 많지 않은 데다가, 기존 출판사 외에도 새로운 출판사와의 협업을 기대했던 터라 더욱 아쉬웠다. 그렇지만 웹소설을 출간하려면 다른 출판사를 찾아 떠나야 했다. 그렇게 내 작품과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들을 출간하는 출판사 두 곳에 투고해 지금도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성 작가라도 투고를 한 번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출판사 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제가 신인이라 자꾸 투고에 실패하는 걸까요'라는 글이 종종 보이는데, 로맨스판타지 단행본 작가인 내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아니다' 단정짓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2021년 하반기,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린 끝에 한 출판사와 연이 닿아 인생 첫 웹소설을 출간했다. 차근차근 출간 단계를 밟아 드디어 정식 출간일을 앞두고 있었을 무렵, 나는 정확히 어떤 이유로 내 원고를 받아주었는지 담당자에게 문의했다(관련 기사: 직장인의 웹소설 작가 도전기... 이 정도 법니다).

문의하자마자 바로 도착한 답은 생각보다 더 간단했고,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작가님의 작품과 저희 출판사의 출간 방향이 일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출간 방향이 맞는 출판사를 찾지 못한 작가들은 어떻게 작품을 출간할 수 있을까. 한창 N잡러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던 2023년 상반기, 나는 '자가출판' 사이트를 통해 첫 초단편 웹소설을 출간했다.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마치 개인 SNS처럼 내 취향대로 쓴 글이라서, 이를 출간하겠다는 출판사를 찾지 못해서였다.

'전자책 오픈마켓' 활용하기

앞서 언급한 자가출판 사이트인 '유페이퍼(https://upaper.kr/)'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의 일종으로, 실물 상품이 아닌 전자책을 판매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로맨스, 무협, 판타지 등으로 구분되는 웹소설 외에도 웹툰, 사진, 문학, 에세이, 교육, 사회,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자책을 등록하여 판매할 수 있다.

단, 유페이퍼를 이용하여 자가출판을 할 경우에는 작가인 내가 표지도 스스로 제작해야 한다. 이때 무료 이미지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외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미지는 물론이고 글꼴 또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전자책은 'EPUB'이라는 파일 형식으로 되어 있다. 본인이 EPUB 파일을 제작할 수 있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바로 EPUB 파일을 등록해도 되지만, 유페이퍼 등록 페이지의 '웹 전자책 에디터로 제작'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 없이 EPUB 파일로 변환된다.

정확히는 EPUB 제작틀에 내가 작성한 원고를 '복사+붙여넣기'로 채워넣는 작업인데, 아예 초고를 그 제작틀에서 작성해도 무방하다.

그렇게 등록한 원고는 이틀 내로 유페이퍼 내부에서 심사를 거친 다음, 안내되는 순서에 따라 약 2주, 길게는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도서의 주민등록번호라 할 수 있는 ISBN을 발급받을 수 있다.

ISBN 발급이 완료되면 유페이퍼와 유통 제휴를 맺은 온라인 서점들 중에서 어디로 내 책을 유통시킬지 지정하는 페이지가 나온다. 네이버북, 리디북스,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밀리의 서재 등 유통을 원하는 온라인 서점을 지정하면, 각 사이트에서 원고 검토를 완료한 후 이메일로 진행 상황을 알려준다. 그렇게 한 달에서 두 달간의 출간 과정이 완료되면 비로소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출간해 얼마나 벌었을까? 수수료 30%를 제한 순수익이 1년간 총 15만원 이내였다. 내가 출간한 초단편 웹소설의 가격이 1000원이었다는 점, 그리고 프로모션(광고 배너) 적용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자가출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썩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이렇게 전자책 오픈마켓, 즉 자가출판 서비스를 활용하여 웹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전자책을 출간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직장 외에도 소득의 파이프라인을 늘리려는 분들과, 본인의 작품과 출간 방향이 맞는 출판사를 찾기가 어려우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기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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