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 행정통합 재점화 … 박완수 도지사 “최종결정자는 시·도민”

공감대 형성 등 통합 성공 조건 4가지 제시
수도권 일극 대응 위해 울산에 동참 권유도

경남-부산 간 행정통합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부산과의 행정통합 성공을 위한 4가지 조건을 내세웠다.

경남도에 따르면 박 도지사는 17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두 시·도 간 행정통합에 관해 논의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부산시와의 비밀 회동에서 행정통합에 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남도청]

박 지사는 “민선 8기 이후 가장 먼저 행정통합을 진행해 온 곳이 우리 경남과 부산”이라며 “행정통합은 시·도민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명령을 내리는 과거 탑다운(Top-down) 방식의 행정통합은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며 “최종적 결정권자인 시·도민이 행정통합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전례가 없기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어 “통합된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완전한 자치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중앙정부는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이 이뤄지면 연방정부 체제하의 지방정부 위상에 준하는 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울경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일차적으로 부산과 경남이 통합 논의를 하고 있지만 부울경의 완전한 통합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울산광역시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오른쪽)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행정통합과 남부권 핵심 성장거점 도약을 위한 공동합의문 채택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경남도청]

회동에서 경남도와 부산시는 행정통합과 남부권 핵심 성장거점 도약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채택했다.

우선 두 시도는 행정통합 추진에는 시·도민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오는 9월까지 경남-부산 행정통합안을 마련하고 가칭 ‘경남-부산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해 민간 주도의 공론화를 진행한다.

이후 내년 3월까지 여론조사를 시행해 시·도민의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다.

통합지자체가 실질적 권한과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가진 외교, 안보, 사법권을 제외한 지방자치와 재정권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남부권 핵심 성장거점으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도약을 견인하고자 신성장 산업 육성, 인재 양성,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 1시간 광역교통망 구축 및 광역대중교통체계 개선에도 협력해 시·도민 편의성과 기업 물류비용 절감을 위한 지원에 힘을 쏟는다.

또한 상호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두 시·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맑은 물 공급에 함께 노력하고 낙동강 녹조 발생 대응과 수질개선에도 함께 노력한다.

아울러 공동번영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경지역의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서도 힘을 모은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경남에서는 박 지사와 기획조정실장, 정책기획관, 정책특별보좌관, 부산에서는 박 시장과 행정자치국장, 정무특별보좌관, 정무기획보좌관이 참석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