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3위 車시장 인도서 IPO 나선다…그 뒤엔 중국의 교훈
현대자동차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인도에서 4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인도 증권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현대차 해외 법인의 첫 IPO다.
현대차는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현대차 인도 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예비서류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최종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 또는 사전 수요 예측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은 현대차가 인도 법인 지분 17.5%(1억4200만주)를 공개 매각해 약 25억~30억 달러(약 3조4600억원~4조152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증시에서 역대 최대 IPO는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의 약 25억 달러(3조4510억원)였다.
현대차의 인도 IPO 전략
실제 현대차는 인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뒤 1998년 타밀나두주(州) 첸나이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생산하며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5월엔 인도 법인에 2032년까지 2000억 루피(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8월엔 제너럴모터스(GM)의 마하라슈트라주(州)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했다. 올해 1월에는 수소 인프라 구축에 618억 루피(약 1조 215억원), 탈레가온 공장에 600억 루피(약 9918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자동차 시장 어떻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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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법인 상장은 왜?
기본적으론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자본 조달 목적이 크다. 좀 더 들어가면, 중국 시장에서 얻은 교훈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2015년 충칭 공장을 착공했으나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의 여파로 중국 판매가 부진하자 2022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충칭 공장을 당초 투자액의 4분의 1 수준인 3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중국 법인이 현지 상장사였다면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공장이 속수무책으로 팔리는 것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IPO는 본격적인 규모 확장을 위한 안전장치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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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 논란 없을까
일각에선 현대차의 인도 법인 상장이 ‘쪼개기 상장’이란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 회사의 핵심 사업부가 분할돼 따로 상장할 경우 모회사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 향후 현대차가 인도에서 사업을 성장시켜 본사의 기업 가치가 오르고 주주 환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자금을 확보해 전기차·자율주행에 투자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면 중복 상장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만500원(3.92%) 오른 27만8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는 이날 한때 28만 5000원까지 오르며 2021년 1월 29일(28만9000원)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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