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부족 이대로 가면 내년·내후년 집값 급등 가능성”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등에 따라 수도권에 이어 일자리가 많은 지방 광역시도 집값이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인허가·착공이 급감한 상황이라 주택 공급 부족이 누적될 경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집값 폭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활성화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내놨다.
주산연은 올해 3월 말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접어들기 시작해 5월 말부터는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기지역 아파트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9~10월쯤엔 일자리가 풍부한 지방광역시의 아파트도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작년 5.0%대 수준에서 올해 3.5~4.5% 수준으로 내려와 올 상반기에 서울부터 매매가 늘기 시작했다”며 “하반기 미국이 기준금리를 1~2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돼 매매 거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경제성장률 수치가 개선되고 있고, 작년과 올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집값 상승세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4% 상승했다. 지난 4월 0.09% 오르며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지난달 상승 폭을 더 키웠다.
하지만 미분양이 쌓은 지방은 집값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이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됐다. 주산연은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연간 서울이 1.8%, 수도권은 0.9% 상승할 것으로 봤으나, 지방은 2.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가격도 임대차법 시행 4년차(2+2년)에 따른 계약만기 도래로 공급이 부족한 대도시권은 상승폭이 커지겠지만, 지방은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올해 전세가격은 연간 서울이 2.3%, 수도권은 2.5% 오르고, 지방은 1.7%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주택 공급 부족 상황과 맞물려 2025~26년 집값 폭등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주산연은 올해 착공 물량이 35만 가구로 작년(24만2000가구)보다 늘었지만 예년 평균(약 52만 가구)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착공 후 2~3년 뒤 시장에 주택이 공급되는 걸 고려하면 2022년부터 급감한 주택 착공이 내년부터 공급 부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이런 점을 우려해 지난해부터 여러 주택공급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주산연이 주택건설사업자와 디벨로퍼 300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주택사업자 81%가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답했다. 또 70%가 향후 1년 내 주택사업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사비 급등, 고금리와 높은 수수료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어려움, 다주택자 중과에 따른 소형주택 매수 기피 등을 사업성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김덕례 선임연구원은 “상당수 사업자가 PF 조달 어려움을 꼽고 있는 만큼 정부가 1년간이라도 ‘관계기관합동 PF지원단’을 설치해 한번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미분양 문제도 현재 PF 구조상 시공사 스스로 미분양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분양 매입시 과거 같은 세제 감면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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