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서 시작해 대극장까지…‘헤드윅’의 20년 성장사 [D:헬로스테이지]

박정선 2024. 6. 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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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미국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헤드윅'은 한국 공연 20년 만에 벌써 열네 번째 시즌으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8년 만에 헤드윅으로 돌아온 조정석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총 5번의 시즌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이번 시즌에는 조정석,유연석, 전동석이 오랜만에 무대에서 다시 헤드윅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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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작은 소극장에서 시작된 ‘헤드윅’이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을 올리게 된 것 자체가 정말 역사적이지 않나요?”(뮤지컬 배우 조정석)

1994년 미국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헤드윅’은 한국 공연 20년 만에 벌써 열네 번째 시즌으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2005년 한국 라이선스 초연 당시 대학로라이브극장에서 시작돼 2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작품에는 조승우, 오만석, 송창의, 엄기준, 조정석, 윤도현, 정문성, 변요한, 유연석, 마이클 리 등 수많은 배우가 거쳐 갔다.

ⓒ쇼노트

공연장도 소극장에서 중극장 규모로, 중극장 규모에서 대극장 규모를 넓혀가며 시즌이 거듭될수록 커지는 존재감을 실감케 한다. 실제로 ‘헤드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형식, 관객과 소통하는 측면에서 보면 공간적으로는 소극장이 더 적합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배우들이 자신만의 헤드윅을 만들어내면서 이야기는 더 풍성해지고 ‘헤드윅’을 찾는 관객의 폭도 넓어져 결국 대극장 객석도 모자랄 정도로 존재감을 키운 것이다.

작품은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1961년 동독에서 태어나 자유를 꿈꿨던 소년 한셀의 이야기다. 유일한 희망처럼 달콤하게 다가온 미군 병사 ‘슈가대디’ 루터와 결혼을 위해 ‘헤드윅’으로 이름을 바꾼 뒤 성전환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미국으로 건너간 뒤 1년 만에 버려지고, 볼썽사나운 1인치의 살덩이(앵그리 인치)만 남는다. 진정한 반쪽이라 여기게 된 연하 토미에게도 ‘진짜 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또 버림받는다.

8년 만에 헤드윅으로 돌아온 조정석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총 5번의 시즌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한껏 능숙하지만 극이 진행되는 내내 긴장감도 놓치지 않는다. 무대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와 찰진 애드리브, 능수능란한 가창력으로 대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을 꽉 휘어잡는다.

ⓒ쇼노트

혼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압도적이지만 밴드 멤버들과 함께 하면서 헤드윅은 더욱 빛난다. 그의 곁엔 늘 함께 하는 드래그 퀸 출신의 남편 이츠학과 앵그리인치 밴드가 있다. 이들과 함께 하면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헤드윅의 신세한탄처럼 보이는 ‘또 다른 나,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은 하나의 토크 콘서트로 변모한다.

원래 하나였지만 분리된 또 다른 나, 자신의 내면이 내는 진정한 소리에 귀 기울이기까지의 여정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견디기 힘든 아픔들로 채워졌다. 그 여정의 끝에서 자신이 그토록 찾던 반쪽은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가 찾던 ‘반쪽’은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사랑과 믿음으로부터 오는 완전함이다.

깨달음을 얻고 자신을 속박하던 가발과 의상, 모든 것을 벗어던진 한셀은 “지지 말아, 포기 말아, 손을 들어”라고 절규하듯 외친다. 자신과 같이 세상의 편견 속에서 혼란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위로와 응원이다. 비로소 홀가분해진 헤드윅의 처절하지만 자유롭고, 위태롭지만 여유로운 움직임으로 무대를 떠난다. 그가 사라진 후에도 남는 오랜 잔상은 관객들에게 묘한 감정을 안긴다.

이번 시즌에는 조정석,유연석, 전동석이 오랜만에 무대에서 다시 헤드윅을 연기한다. 이츠학에는 장은아, 이예은, 여은이 새롭게 합류했다. 공연은 6월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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