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보다 수의사, 사람보다 반려견 미용…10년 뒤 늘어날 직업은

나상현 2024. 6. 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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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유모차를 타고 있다. 송봉근 기자

10년 뒤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미용사보다 반려동물 미용사가, 소아과·산부인과 의사보다 수의사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생·고령화와 반려가구 증가가 맞물리며 나타날 현상이다.

17일 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21~2023 한국직업전망’을 분석한 결과, 10년 뒤 큰 폭으로 증가할 직업으로 ▶가상현실전문가·모바일앱개발자·데이터분석가 등 정보기술(IT) 관련 직업군 ▶변호사·변리사 등 법률전문직 ▶내과의사·외과의사·성형외과의사 등 의료업이 중점적으로 꼽혔다. 인공지능(AI) 발전에 힘입어 전망이 유망하거나 AI로 대체되기 쉽지 않은 직업군이 대부분이다.

김경진 기자


고용정보원은 한국 대표직업 537개에 대해 인구구조 변화, 과학기술 발전, 국내외 경기 변화, 법 제도 등 다양한 요인을 토대로 ①감소(연평균 -2% 미만) ②다소 감소(-2~-1%) ③현 상태 유지(-1~1%) ④다소 증가(1~2%) ⑤증가(2% 초과) 등 직업 증감 정도를 5단계로 분류해 발표한다.

특히 반려동물미용사, 수의사, 동물보건사 등 반려동물 산업군 직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일반 미용사, 소아청소년과 의사, 산부인과 의사 등 사람과 관련된 유사 직종이 ‘다소 증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최근 e커머스에서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이유식 판매량을 추월하고, 이른바 개모차(반려동물용 유모차)가 사람용 유모차보다 많이 팔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보원은 “아이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딩펫족(딩크족+펫)이나 펫팸족(펫+가족)이 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다 보니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도 적극적이다. 생활 수준 향상과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 지출 증가, 딩펫족의 증가 등 영향으로 향후 10년간 관련 취업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는 직업인 산언안전원·위험관리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친환경 자동차의 증가로 수소·전기차 등 새로운 안전관리 분야가 생기고 있고, 기존엔 산업현장으로 분류되지 않던 농업 분야도 자동화(스마트팜) 발전에 따라 안전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등 산업안전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외에 유튜버 등 미디어 콘텐트 창작자(크리에이터), 요양보호사, 심리상담전문가 등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10년 뒤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은 ▶전산자료입력원 ▶통신기기 서비스판매원 ▶노점·이동판매원 ▶방문판매원 ▶매표원 ▶홍보도우미 ▶택시운전원(택시기사) ▶우편집배원 등 11개가 꼽혔다. 대부분 AI 발달과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타격을 받는 직업군이다.

홍보도우미 직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제회의가 감소한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정보원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폭 감소했던 국제회의 개최 건수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 확대, SNS 등을 통한 홍보와 판촉 활동 등이 늘고 있어 홍보 일자리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우편집배원도 고령화로 인한 은퇴 인력 증가, 신규 입직자 부족, 전통적 서신의 이메일·스마트폰으로 대체, 정부의 인건비 지출 억제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점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택시기사도 대중교통 확대, 자동차 소유 욕구 증가, 대리운전·심야버스 등 대체재 발달 등의 영향으로 승객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점차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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