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사 1000명, 현금·접대 리베이트"…고려제약 수사 확대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사가 1000여명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른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놨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확인이 필요한 대상을 의사 기준으로 1000명 이상 확인했다”며 “현금, 가전제품 등 물품, 골프 접대를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상당을 제공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대장 김기헌)는 고려제약 대표 등 임직원들이 자사 의약품을 쓰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를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형사기동대는 의혹 대상 의사 일부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의사는 14명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의사 피의자는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제약 사장과 임직원 등 8명도 입건됐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최근 3~4년 사이 이들이 불법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따라 추가 피의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4월 압수수색 이후 추가 압수수색은 없었다. 수사 상황에 따라 추가 압수수색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 게이트로 비화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불법 리베이트 과징금을 받은 제약사는 중외제약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014년 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전국 1500여개 병·의원에 70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며 과징금 298억원을 부과했다. 지난 2014년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쌍벌제 시행 전에 100만~300만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했다는 혐의로 1990여명에 이르는 의사들에게 ‘경고’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다른 제약 회사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됐다. 조 청장은 “구조적인 문제로 의심되는 정황을 여러 곳 발견했다”며 “한 제약회사의 문제로 보기엔 부적절해 세무당국과 협의해 수사를 확대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제약회사가 리베이트를 할 경우 필요한 돈을 빼오는 과정에서 세금 신고 누락 등이 발생한다”며 “경찰 자료에 한계가 있기에 세무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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