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타지마할' 본격 수사…검찰 "영부인 외교 다듬을 기회"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에 대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는 17일 중앙일보에 “이번 기회에 영부인 외교의 절차와 규정을 다듬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수사로 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가 각각 김건희·김정숙 여사 고발 사건을 맡아 ‘양김 여사’ 수사를 동시 진행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는 김정숙 여사의 지난 2018년 11월 인도 순방을 둘러싼 고가 외유성 타지마할 출장 의혹, 예비비 4억원 편성 의혹 등 수사에 착수했다. 오는 19일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에 대한 고발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별수사를 전담하는 4차장 산하 공정거래조사부 검사 1명도 업무 지원 차 추가 투입됐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2부가 있는) 1차장 산하 검사가 최근 6명 순감돼 업무 부담과 수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당시 예산과 방문단이 편성된 과정, 대통령 전용기 탑승이 이뤄진 과정 등을 중점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관 부처였던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등도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옷값·샤넬 재킷·수영 강습 의혹도 수사
형사2부는 최근 인도 방문 의혹 외에도 김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다수 재배당받아 들여다보고 있다. ▶옷값 전용 의혹 ▶샤넬 재킷 의혹 ▶청와대 경호원 수영 강습 의혹 등이다. 이 시의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에 걸쳐 고발·진정해온 내용들이다.
‘옷값 전용 의혹’은 김 여사의 의전용 의상 구입에 관봉권 등 특수활동비(특활비)로 추정되는 돈이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이종배 시의원은 앞서 고발장에서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서 입은 옷 178벌, 액세서리 207개의 구입 비용이 수십 억원에 달하는데 특활비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적었다.
‘샤넬 재킷 의혹’은 2018년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김 여사가 샤넬로부터 대여해 착용한 고(故) 칼 라거펠트 수석 디자이너의 ‘한글 디자인 재킷’ 행방이 묘연하다는 의혹이다. 당시 국가정보원 해외공작 파트가 대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이 함께 일었다. 2022년 3월 문재인 청와대는 미반납 의혹에 대해 “샤넬이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해 전시 중”이라고 밝혔는데, 인천국제공항에 전시된 재킷이 실제 착용품이 아닌 별도 제작된 제품임이 드러나면서 대납 의혹이 확산했다.
‘청와대 경호원 수영 강습 의혹’은 김 여사가 2018년 청와대 경호처장 허가 아래 여성 경호관으로부터 1년 이상 개인 수영 강습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 경호관은 첫 8개월 교육을 마친 뒤 대통령 행사를 준비하는 ‘선발부’에 배치됐다가 2~3개월 뒤 이례적으로 ‘가족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7월 서울중앙지법은 “합리적 추론”이라며 대통령 경호처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소송을 기각했다.
이로써 지난 3일 국민의힘이 발의한 ‘김정숙 특검법’ 내 주요 의혹들은 모두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와 청와대 관계자 간 돈거래 의혹과 전 사위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은 전주지검이 수사 중이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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