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수학 기초학력 미달' 17%… 2017년 이후 최고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고 2학년 학생 6명 중 1명이 수학 교육과정을 거의 이해하지 못한 ‘기초학력 미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수에서 표본집단(3%) 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래 최고치다. 국어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5년 연속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하된 학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교 수포자 늘고…중학생은 62.9% “영어 보통 이상”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전국 중3과 고2 학생의 3%를 표집해 국어·수학·영어 학력 수준을 진단하는 시험이다. 올해는 중3·고2 전체 80만2712명 중 3.1%인 476개교 2만4706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는 1수준(기초학력 미달)~4수준(우수)으로 구분한다. 기초학력 미달은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을 뜻한다.
이번 성취도 평가에서 고 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대체로 역대 최악 수준이었다. 수학에서 1수준 학생 비율은 2017년 9.9%에서 지난해 16.6%로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13.5%로 급증한 후 2021년 14.2%, 2022년 15.0%로 쭉 증가한 결과다. 국어 역시 같은 학년 내 1수준 학생이 꾸준히 늘었다. 2018년 3.4% 이후 5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엔 8.6%를 기록했다. 다만 영어는 1수준 비율이 8.7%로 전년 대비 소폭(0.6%포인트) 감소했다.
평가가 이뤄질 당시 고2 학생은 2020년 중학교 2학년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자유학기제나 자유학년제로 지필고사를 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갈 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학생의 경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쳤다. 중학교 2학년 학생 중 국어 1수준 비율은 지난해 9.1%를 기록했다. 11.3%를 기록한 전년도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했지만 2019년 4.1% 보다는 두 배 이상이다. 수학 1수준 학생 역시 지난해 13.0%를 기록해 전년 대비 0.2%포인트 줄었지만 표본 조사가 시작된 2017년 7.1%보다는 여전히 높다.
다만 영어의 경우 1수준 비율이 8.8%에서 6.0%로 감소하고, 보통학력 이상인 3수준 비율은 55.9%에서 62.9%로 증가했다. 교육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라며 “코로나 때 하지 못했던 말하기 학습 등이 활성화한 결과라는 게 현장 교사들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학력 저하 우려…특히 수학서 ‘도농 격차’
‘도농 격차’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로 모든 과목에서 대도시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읍·면 거주 학생보다 낮았지만, 수학 과목에서 실력 차가 두드러졌다. 중학생은 대도시(10.6%)보다 읍·면(17.9%)의 수학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7.3%포인트 높았다. 고등학생도 대도시(14.3%)와 읍면(18.5%)에서 4.2%포인트 격차가 났다.
성별 성취수준은 중·고등학교 모두 여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남학생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통’ 이상 비율은 중‧고등학교 국어·영어에서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비율이 높았다. ’미달’은 중학교 모든 교과와 고등학교 국어, 영어에서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교육부 “맞춤학습, 공교육 혁신 추진하겠다”
전반적으로 학력 회복 추세가 더디다는 지적에 교육부 관계자는 “2022년부터 조사 방식이 컴퓨터 기반 평가(CBT)로 전환된 것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이전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의 맞춤 학습 지원을 위해 기초학력 책임교육과 디지털 기반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원·이가람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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