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출신 박정훈, 이재명 '위증교사 녹취' 공개
[이경태 기자]
▲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2018년 8월 이 대표와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 모 씨와의 4분 분량의 전화 녹취를 공개하고 있다. |
ⓒ 남소연 |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한 전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재임 당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김아무개씨와의 네 차례 통화 중 위증교사로 의심받을 대화 등을 담은 내용이다.
다만, 이는 기존 재판부에 제출돼 증거로 채택된 내용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알려진 것이다. 특히 박 의원은 작년 9월 <TV조선>의 '박정훈의 정치다' 앵커로 재직할 당시 방송을 통해서도 검찰 구속영장에 담긴 두 사람 간의 주요 대화를 편집해 보도한 바 있다. 즉, 이 대표 등의 육성이 담긴 녹취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 주된 내용은 '새로운 사실'이 아닌 셈이다.
박 의원은 재판부에 제출돼 증거로 채택된 녹취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까닭 등을 묻는 질문에 "(저는) 재판과 무관한 합법적인 경로로 녹취록을 입수했다"면서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의 혐의를 '소설', '검찰의 날조'라고 했는데 그런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이재명, 공직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혐의 출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공직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혐의' 1심 4회 공판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
ⓒ 이정민 |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는 2018년 12월께 이 대표와 김씨 간 통화 녹음 파일을 일부 편집한 것이다. 박 의원은 "네 차례 통화 중 잡담식 내용은 다 뺐고 '짜깁기'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길게 편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씨에게 "주로 내가 타깃이었던 것, 이제 지금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주겠다. 우리 주장이었으니깐 한번 기억도 되살려보시고"라고 했다. 김씨는 "너무 오래 돼 기억도 사실 잘 안 난다", "어떤 취지로 그 저기(증언)을 해야 할지" 등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녹취에는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자신의 주장을 사실처럼 증언해 주길 강요하고 있을 뿐 진짜 진실을 말해 달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를 위증교사 혐의의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재판부의 신속한 재판결론'을 촉구했다. 본인이 공개한 녹취로 위증교사 혐의가 완벽하게 입증되니 더 이상 결론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그는 "(이 대표가) 이 녹취와 전혀 관련 없는 증인을 신청하면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라며 "합리적인 증인신청은 당연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재판지연이 목표라면 재판부가 단호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은 이 대표 관련사건 중 가장 쟁점이 적은 사건이다. 이게 위증교사가 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형법에 위증교사란 말은 사라져야 할 정도"라며 "(위증교사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사례가 워낙 많기 때문에 만약 이 대표가 (관련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면 향후 (이 대표의) 정치행보에 여러 영향이 있을 수 있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2023년 9월 19일, <TV조선> '박정훈의 정치다'의 [단독] 영장에 적시된 이재명의 '위증교사' 녹취 보도장면 |
ⓒ TV조선유튜브갈무리 |
박 의원은 녹취파일 입수시점 및 경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재판에 채택된 증거를 공개한 데 대한 법적 책임이 있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이 재판과 무관한 합법적 경로로 녹취를 입수했다"라며 "입수경로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서 공개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증거로 제출된 내용이지만 그 내용이 (법정) 밖으로 나올 수 없지 않냐"라며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의 혐의를 '소설', '검찰의 날조'라고 했는데 그런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에서 저를 앞으로 굉장히 공격할 것이고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도 있지만 (이 대표가) 얼마나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왔는지 국민들이 인식하셨으면 좋겠다는 판단에서 오늘 녹취를 공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박 의원에게 녹취 입수경위를 제대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특히 검찰로부터 받은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건 관계인도 아닌 박정훈 의원이 녹취록을 얻을 곳은 검찰밖에 없어 보인다"라며 "검찰이 흘려준 대로 받아 떠들었다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검찰의 대리인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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