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만 존재하는 젊은 시절로 내 신체나이를 되돌린다

안충기 2024. 6. 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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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역전 과제 김동익 교수 [사진=Keit]

진시황이 늙지 않기 위해 불로초를 찾아다녔지만 끝내 찾지 못했던 것처럼 오랜 세월 동안 인류는 노화지연과 회춘의 꿈을 품어 왔다. 이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전신조직의 “노화역전”을 유도하여 우리 인류의 오랜 염원인 ‘젊은 시절의 나’로 회춘하는 것을 이루고자 한다.

산업기술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서 최종과제로 선정된 〈노화역전〉은 노화 관련 인자를 규명·검출·진단하고 이의 발현을 조절하여 전신 노화의 역전을 이루어내는 노화 프로세스 역전 기술을 말한다.

2022년부터 약 2년간 다수의 국내 최고의 노화 연구팀들이 경쟁한 결과 성균관대 의대 김동익 교수(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가 〈노화역전〉의 연구책임자로 최종 선정되었다. 앞으로 김동익 교수 연구단은 향후 5년간 총 200억 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인류의 난제 중 하나인 〈노화역전〉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노화역전 과제 [사진=Keit]


노화 질병의 극복으로 노화역전 유도


과거에는 노화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분자세포 생리학적 과정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에 대해 WHO는 노화로 인해 다양한 기능들이 상실되고 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 되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됨을 인식, 2018년 질병분류(ICD-11)에서 질병코드(XT9T)를 부여하며 노화를 질병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김동익 교수 노화역전 연구단은 이러한 노화 질병의 극복을 위해 전신 조직의 항노화 혹은 역노화(회춘)를 유도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노화역전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총 9개의 전문 연구팀을 구성, 상호간 유기적인 통합 협조 체계를 유지하여 연구·개발하고자 한다.


전신 조직 전반에 대한 노화역전을 유도하여 균형 잡힌 노화 추구


기존 노화 관련 연구자들은 특정 조직, 특정 노화질병에 대한 극복 연구를 해왔다면 김동익 교수 노화역전 연구단은 전신의 조직 전반에 대한 노화역전을 유도하여 균형 잡힌 노화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모든 조직 및 세포가 생존에 필수 요소인 영양분과 산소 중 ‘산소 공급’에 주목했다. 즉 조직과 세포에서의 대사과정 연구를 통해 대다수의 ATP는 산소가 필요한 산화적 인산화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임상자료와 기초연구를 통해 노화가 되면 대사과정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의 양적 감소와 질적 능력 감소가 일어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노화가 되면 조직과 세포의 대사과정에 산소 공급이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노화 유도 및 노화가 가속화됨을 알 수 있었다.

노화에 따른 적혈구의 질적·양적 저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적혈구를 생산하는 조혈모줄기세포에 대한 노화역전 유도가 전신노화 역전의 golden-key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하였기에 이를 해결하고자 김동익 교수는 노화역전 연구단을 수년 전에 구성하였다. 연구단에는 노화역전 인자 발굴팀, 약물 전달체 개발팀, 효능검증팀, 노화 진단 기기 개발팀, 다중장기 배양 칩 개발팀이 있다.

노화역전 인자 발굴팀은 조혈모줄기세포 노화역전을 유도하는 약물이 될 수 있는 유효물질을 개발하는 노화역전 신약개발 연구팀과 노화에 따라 발생 되는 조혈모줄기세포 유전자 변형을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 개발 연구팀으로 구성돼 있다.

약물전달체 개발팀은 노화역전 약물을 조혈모줄기세포에 전달하기 위한 나노파티클 기반 약물전달체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팀이다.

효능검증팀은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노화역전 약물을 이용하거나 조혈모줄기세포 노화역전 현상을 규명하고, 후속적으로 혈구 및 전신 조직의 노화역전 현상을 규명하는 연구팀이다.

노화진단 기기 개발팀은 노화에서 보이는 진단 마커를 개발하기 위해 조직 및 세포들을 대상으로 노화 진행 정도를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는 팀이다. 특히 적혈구의 질적·양적 개선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노화세포에서 보이는 활성산소 분비량 및 세포 모양 변형을 기반으로 노화 여부를 진단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연구팀이 있다.

다중장기 칩 개발팀은 동물을 이용한 생체 실험이 아니라, 생체 외 환경에서 노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다중장기 칩을 개발하는 연구팀이다.


2028년도에 노화역전 신약 임상 1상 시험 진입이 목표


지난 2년간의 개념연구를 통해 드디어 본연구에 진입한 〈노화역전〉. 아직 상용화된 결과물은 없으나 김동익 교수 노화역전 연구단은 이미 수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결과물들이 검증된 바 있다. 조혈모줄기세포 노화역전을 유도할 수 있는 후보물질 발굴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후보물질을 조혈모줄기세포에 전달할 수 있는 나노파티클 기반 약물 전달체 개발은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적혈구를 중심으로 혈구 노화 진단에 사용될 혈구진단 키트 개발이 완성 단계에 있으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단은 혈액 내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노화 마커를 진단할 수 있는 무선 진단 기기 제작이 60% 이상 완성 단계에 있으며 노인성 혈액암 발병 원인으로서 조혈모줄기세포 유전자 이상 부분을 밝혀냈다. 이에 대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향후 3년 이내에 성공될 것으로 예상되며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노화 연구를 할 수 있는 다중장기칩에 대한 개발은 향후 3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화역전 신약에 대한 임상 1상 실험을 연구 5년 차인 2028년도에 진입한다는 목표 아래 모든 연구팀이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는 미래사회상은?”이라는 질문에 김동익 교수는 “흔히 우리들의 마지막 모습에 대한 희망은 ‘9988 1234’라고 한다.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살다가 1~3(삼일)만 아프다가 4(死) 죽기를 희망 한다는 말이다.”라며 “특정 조직만 건강한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균형 있는 노화를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젊음을 유지하고 싶고 회춘하고 싶은 인류의 욕망에 대해 100% 만족을 충족시킬 순 없지만, 이제 노화역전 연구 시작 단계에 있어서 작은 진전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안충기 기자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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