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존재감' 벨링엄, 잉글랜드에 유로 첫 승 선물하다

박시인 2024. 6. 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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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4 C조 1차전] 세르비아 0-1 잉글랜드

[박시인 기자]

잉글랜드의 새로운 에이스 주드 벨링엄이 세르비아를 상대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유로 2024 첫 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는 17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 펠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승점 3을 기록, C조 선두로 올라섰다. 
 
 잉글랜드의 새로운 에이스 주드 벨링엄이 세르비아를 상대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유로 2024 첫 승을 이끌었다.
ⓒ AP/연합뉴스
 
답답했던 경기력, 벨링엄의 한 방으로 끝내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케인, 2선은 포든-벨링엄-사카가 책임졌다. 데라이스-알렉산더 아놀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했으며, 수비는 트리피어-게히-스톤스-워커가 나서고 골문은 픽포드가 지켰다. 

세르비아는 3-4-1-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미트로비치-블라호비치가 투톱으로 나섰고, 밀린코비치-사비치가 2선에 배치됐다. 코스티치-구델-루키치-지브코비치가 허리를 맡았으며, 스리백 파블로비치-밀렌코비치-벨코비치, 골문은 라이코비치가  지켰다.

조심스러운 탐색전 분위기였다. 총을 먼저 겨눈쪽은 잉글랜드였다.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워커가 오른쪽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 패스를 찔러넣었고, 사카의 오른발 크로스가 수비수 맞으며 미세하게 굴절된 채 박스 안으로 투입됐다. 벨링엄은 빠르게 쇄도하며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전반 18분 박스 밖 중앙에서 아놀드의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19분 아놀드는 빌드업 과정에서 드리블 실수를 범했고, 미트로비치가 세르비아의 이날 첫 슈팅을 기록했으나 골문 밖으로 향했다. 

전반 21분 아놀드가 프리킥을 띄어주고 좋은 위치에 있던 라이스가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24분에는 속도감 있는 워커의 퍼포먼스가 빛났다.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공간을 빠르게 돌파하며 골키퍼와 맞설때 문전으로 낮게 패스했지만 동료들의 발에 닿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전반 내내 적은 슈팅 기회만을 창출한 채 실리적인 운영에 그쳤다. 전방에서의 압박이 강한 탓에 롱패스의 빈도가 높았다. 

케인의 영향력도 거의 제로에 가까울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전반은 잉글랜드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잉글랜드는 안정지향적인 경기 운영 체계를 후반 내내 유지했다. 공격 시 크게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러다보니 세르비아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지만 집중력있는 잉글랜드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후반 10분 아놀드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가 선방했다. 세르비아는 후반 16분 미트로비치, 루키치 대신 요비치, 타디치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잉글랜드는 후반 24분 아놀드를 빼고 갤러거를 넣으며 첫번째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31분 체력이 저하된 사카를 불러들이고 보언을 넣으며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보언은 들어가자마자 결정적인 빅찬스를 창출했다. 보언이 오른쪽에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고, 케인이 머리를 갖다댔지만 라이코비치 골키퍼의 손을 맞은 뒤 골대 상단을 튕겨 나왔다.

세르비아도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후반 38분 블라호비치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손을 길게 뻗은 픽포드 골키퍼에게 걸렸다. 잉글랜드는 후반 41분 벨링엄 대신 마이누를 넣으며 남은 시간을 대비했다. 후반 43분 밀린코비치 사비치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빗나갔다. 

지키는데 무게감을 둔 잉글랜드는 결국 1골차를 유지하며 승점 3을 획득했다. 

벨링엄의 존재, 잉글랜드 레벨 한 단계 끌어올리다

잉글랜드는 8년 동안 장기 집권 중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에서 28년 만에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유로 2020에서 첫 결승 진출이라는 혁혁한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재능있는 황금세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잉글랜드는 이번 유로 2024 우승배당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선 유로 2020에서 준우승에 그친 설움을 풀어낼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잉글랜드에 거는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컸다. 

특히 잉글랜드의 평가가 부쩍 높아진 이유는 슈퍼스타 벨링엄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미 뛰어난 기량을 입증한 그는 지난해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지 첫 시즌만에 라 리가 MVP에 선정되며 리그와 챔스 우승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벨링엄에게 등번호 10번을 부여하고, 벨링엄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메이션을 4-2-3-1로 바꿨다.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벨링엄을 배치해 공격본능을 뽐내도록 했다. 

이날 세르비아전에서 벨링엄은 에이스 다운 플레이로 존재감을 보였다. 엄청난 운동량과 활동 반경으로 미드필드 곳곳을 누볐고,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많은 기여를 했다.

전반 13분에는 특유의 박스 침투에 이은 피니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이날 유일한 한 골을 책임졌다. 벨링엄은 86분 동안 1득점, 패스 성공률 96%, 터치 92회, 롱패스 성공 100%(4회 시도 4회 성공),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3회 등을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물론 이날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90분 동안 슈팅은 5회에 그쳤고, 케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공격 전술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로 2024 C조 1차전
(펠틴스 아레나, 독일 겔젠키르헨 - 2024년 6월 17일)
세르비아 0
잉글랜드 1 - 벨링엄(도움:사카)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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