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발판 2루타+끝내기 희플...엘롯라시코 주인공 신민재 "기회 오면 끝낼 생각"

안희수 2024. 6. 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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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롯데전을 마친 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민재. IS포토
3연전 모두 만원 관중. 이틀 연속 4시간 25분 이상 혈전을 치른 엘롯라시코. 소속팀 우세 시리즈를 이끈 선수는 LG 트윈스 신민재(28)였다. 

신민재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주말 3연전 3차전에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경기 막판 맹활약하며 LG의 9-8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7회까지 3-8, 5점 차로 끌려가던 LG는 8회 말 공격에서 상대 불펜진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3득점,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염경엽 LG 감독이 8회 말 공격 뒤 타자 김범석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을 두고 항의하다가 퇴장 조처까지 당하는 악재가 생긴 상황. 신민재는 이어진 9회 말 1사 1루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LG는 이후 홍창기가 땅볼 타점, 문성주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기어코 8-8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 발판을 만든 신민재는 끝내기 타점까지 올렸다. 연장 10회 말, LG는 상대 투수 김도규를 상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나선 8번 타자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상대 기세가 조금 올랐지만, 신민재가 깔끔한 팀 배팅으로 타구를 좌측 외야로 보냈고, 3루 주자 김대원이 태그업 뒤 홈으로 쇄도, 득점까지 해내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6일 롯데전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신민재(오른쪽 두 번째) IS포토
엘롯라시코는 LG와 롯데가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쳐 야구팬이 붙인 표현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라리가 전통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을 칭하는 표현 엘클라시코에서 두 구단의 첫 글자를 따왔다. 

전날(15일) 2차전은 4시간 55분 혈투 끝에 롯데가 9-8로 승리했다. 6번이나 리드를 내주고 빼앗는 접전 승부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퇴장까지 당하며 승부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16일) 3차전도 염경엽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2차전과 같은 스코어가 나왔다. 시리즈 전적은 2승 1패로 LG 우세. 올 시즌 세 차례 3연전 모두 LG가 웃었다.

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신민재는 경기 뒤 "(9회 말 타석에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동점 기회를 만든 순간부터 (이제부터 경기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10회 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친 상황에서는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이 들어올 것으로 염두에 뒀고, 낮은 공은 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공략할 만큼 높은 공이 들어와서 배트를 돌렸다"라고 설명했다. 

앞 타자 박해민이 삼진으로 물러나 부담이 커진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부담된다고 하면 집에 가야죠"라고 웃으며 "동료들에게 (타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회가 내게 오면 끝낸다고 했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신민재는 2020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연장 13회 말 타석에서도 끝내기 안타를 쳤다. 당시 각오를 떠올렸느냐는 물음에 그는 "몇 년 지난 얘기다. 지난해는 우승도 했다"라며 그사이 경험이 많이 쌓인 점을 어필하며 웃었다. 

대주자 요원이었던 신민재는 2023년 주전으로 기대받던 서건창이 부진하며 선발 기회를 얻었고, 그대로 주전을 꿰찼다. 수비·주루에 능한 선수라는 인식이 있지만, 지난 시즌 타율 0.277를 기록하며 타석에서도 빛났다. 올 시즌은 4월까지 0.250에 그쳤지만, 6월 나선 14경기에선 타율 0.306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엘롯라시코 주인공이 된 신민재가 신바람을 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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