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밖으로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 [기자수첩-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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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 駟馬難追). 내뱉은 말 한마디는 말 네 마리가 끄는 마차로도 쫓아갈 수 없다.
말은 한 번 하면 다시 수습하기 어려우니 그만큼 신중해야 한단 의미다.
특히나 정부가 추진하려는 대부분의 완화 정책들이 이전 정부에서 도입한 부동산 규제를 풀어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수백 마디의 말보다 막강한 힘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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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신뢰도 떨어뜨려…시장 불안은 고스란히 국민 피해로
일언기출 사마난추(一言旣出 駟馬難追). 내뱉은 말 한마디는 말 네 마리가 끄는 마차로도 쫓아갈 수 없다. 말은 한 번 하면 다시 수습하기 어려우니 그만큼 신중해야 한단 의미다.
정부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부동산시장에 얽히고설킨 규제를 완화해 주택공급을 늘리고 시장 정상화를 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현재의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일관성 있게 규제 완화를 외치는 건 충분히 시장의 신뢰를 얻을 만하다.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끝내 빛을 보지 못한 정책들이 수두룩하지만, 정부는 뚝심 있게 규제 완화를 밀고 나가겠단 모습이다. 국회를 설득해 필요한 후속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실현 가능성 아닐까. 실거주 의무 폐지는 3년 유예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역시 1년가량 진통을 겪다 결국 반쪽짜리 완화에 그쳤다.
덜컥 발표부터 했다가 국회를 설득하지 못해 시장 불확실성만 키운 셈이다. 이처럼 이미 21대 국회에서 정책 추진이 가로막힌 경험이 있지만, 새 국회가 출범한 이후에도 정부의 지켜지지 못할 말들을 계속되고 있다.
야당의 ‘선 구제 후 회수’ 전세사기특별법을 저지하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 LH 경매차익을 활용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방안을 비롯해 임대차 2법 폐지, 재초환 폐지,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 폐지 등. 앞으로도 험로가 예상된다.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며 ‘여소야대’를 유지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은 추진 동력을 얻기 힘들다. 특히나 정부가 추진하려는 대부분의 완화 정책들이 이전 정부에서 도입한 부동산 규제를 풀어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정부가 약속한 규제 완화가 실현되긴 어렵다는 데 무게추를 둔다. 그나마도 야당의 설득이 가능한 선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질 거란 견해다.
정부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수백 마디의 말보다 막강한 힘을 가진다. 이 때문에 통상 시장에선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곧장 시행될 것처럼 믿곤 한다.
부동산 문제는 무엇보다 민생 주거안정과 직결된다. 때문에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부동산 PF 리스크, 대내외 불확실성 등 변수들이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은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불안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는다.
정부는 이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으로 등장하지 않았던가. 정부가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여야와 협치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말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지키지 못한 말들에 대한 책임은 결국 스스로에게 돌아온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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