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세대 MINI 컨트리맨, 선명해진 이목구비와 못돼먹은 성격
사납게 변한 인상, 벌크업 거친 몸뚱이
얼굴만큼 강력해진 성격, 짙어진 아이덴티티
휴대폰 만지는 듯… 정교해진 디스플레이
같은 가격에 최대한 큰 차를 사려고 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 취향에 유일하게 벗어나는 브랜드, 바로 BMW그룹의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 미니(MINI)다. 이 가운데 수입 소형 SUV 중 국내에서 최다 판매량 타이틀을 끈질기게 부여잡고 있는 미니 '컨트리맨'이 3세대 풀체인지로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아이코닉한 귀여운 외모와 쿠퍼 대비 후한 덩치, 이에 맞지 않게 포악하고 강력한 성능을 이번에도 지켜냈을까. 지난 13일 3세대 미니 컨트리맨을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모델은 뉴 미니 컨트리맨 S ALL4 페이버드 트림으로, 가격은 5700만원이다.
"잠깐, 컨트리맨 맞아?" 3세대로 진화한 컨트리맨의 얼굴은 몇년간 잊고 살던 친구가 몰라보게 변한 것 처럼 낯설었다. 눈매는 쌍커풀 수술이라도 한 듯 선명해졌고, 덩치는 벌크업이라도 한 듯 산만해졌다.
눈매가 왜 부리부리해졌나 했더니, 살짝 사각의 모습을 띠긴 했지만 둥그런 모양을 유지하던 헤드램프가 완전한 직각의 형태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헤드램프 크기가 다소 작아지면서 덩치해 비해 옹졸한 느낌은 있지만, 아래서 위로 치솟은 모형 덕에 작아도 무시하기 어려운 얼굴로 재탄생했다.
짙어진 눈매와 함께 그릴도 우람해졌다. 가느다란 선으로 윤곽이 강조된 팔각형 그릴 덕에 인상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 전작의 얼굴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눈에 미니임을 알아차리는 데는 무리가 없다.
옆으로 돌아서니 몰라보게 커진 차체가 실감이 난다. 실제로 3세대 컨트리맨은 전작 대비 길이는 150mm, 너비 25mm, 높이 105mm, 휠베이스는 20mm 늘어났다. 이제 당당하게 준중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너무 커진 크기에 '미니 감성 다 죽었네' 라고 생각하긴 이르다. 컨트리맨의 아이덴티티인 헬멧 루프가 여전히 아기자기한 미니 감성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통통하게 부어오른 전반적인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후면부도 더욱 볼륨감있게 변했다. 컨트리맨 특유의 세로형 리어램프가 그대로 장착되면서도 차체 크기 만큼이나 범퍼 면적이 넓어지며 부피감이 상당해졌다. 어엿한 준중형 SUV의 느낌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리어램프는 미니의 시그니처인 유니언잭 그래픽을 포함해 페이버드, JCW 등 총 3가지 선택지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미니 특유의 유니언 잭 감성을 잃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감사한 기능이다.
귀여움을 덜고, 세련되게 변한 몸과 얼굴 보다 더 변화한건 내부다. 문짝을 열어젖히고 내부로 들어서자 미니의 미래 버전을 타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중앙 디스플레이가 원형인 것을 보면 미니는 미니인데, 내부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기존 미니의 투박한 감성이 완전히 사라진 채였다.
스티어링 휠부터 대시보드까지 블랙으로 이뤄졌던 내부는 알록달록해지면서 따뜻한 느낌이 강해졌다. 특히 대시보드를 비롯한 도어트림 까지 곳곳에 하늘색 패브릭 같은 소재가 적용됐는데,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 직물 소재라고 한다. 마시고 있던 음료가 튈까 다소 걱정은 되겠으나, 보기에는 훨씬 좋다.
특히 감동적인 변화는 중앙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다. 미니의 시그니처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동시에 크기가 커졌는데, 크기가 커진 만큼 기존에 아래 조잡(?)하게 늘어져있던 물리버튼들과 계기판까지 모두 패널 속으로 들어갔다.
7년만의 풀체인지인 만큼 미니의 심장과도 같은 디스플레이에 꽤나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티맵 내비가 최초로 내재화됐고, 반응속도도 매우 빠르고 정교하다. 게임도 할 수 있고, AI음성 어시스턴트도 사용할 수 있다. 마치 휴대폰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 디스플레이의 구현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4년간 협업했다고한다.
많은 기능들 중에 내비게이션이 특히 인상적이다. 티맵 탈을 쓴 내비게이션을 대충 구현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길 안내 정보는 물론 전방 카메라까지 한 화면에 모두 담긴다. 골목길을 지나거나 주변에 사람이 많은 곳을 지나가면, 자동으로 화면에 내비와함께 전방 카메라가 표시된다. 초보운전자도 마음놓을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
길어진 휠베이스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널찍하다.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더라도 레그룸이 넉넉할 정도다. 기존 컨트리맨의 내부가 다소 아쉬웠던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패밀리카로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달리기 성능은 어떨까. 3세대 미니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하는 MINI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됐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밟자 귀여운 외모에 걸맞지 않는 사나운 엔진소리가 울리면서 경쾌하게 뻗어나간다. 통통 튈 것 처럼 생겼지만, 가속감은 단단하고 묵직하다. 차체가 이렇게 커졌어도 펀드라이빙을 내세우는 브랜드인 만큼 달리는 맛은 여전하다.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인 만큼 컨트리맨 가솔린 차량 내부에서 느껴지는 소음은 작지 않다. 노면 상태도 완전히 걸러지지 않고, 어느정도 느껴지는 편이다. 하지만 패밀리카를 공략해서인지, 전작과 비교하면 소음과 노면 충격은 눈에띄게 좋아졌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4.5km/L. 공인 복합연비가 10.4km/L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솔린 모델인 만큼 전작 디젤 모델보다는 당연히 낮지만, '달리는 맛'을 내세우는 데다 차체가 우람해진 것 치고는 매우 만족스런 수준이다.
달리는 기차에서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아이코닉한 외모와, 실용성이 더해진 크기, 똑똑해진 디스플레이. 그리고 '미니'라는 브랜드가 가진 매력을 아는 이들에게 3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흔하지 않고 개성 넘치는 차량을 원하지만, 그럼에도 가족을 태워야하는 고민이 충돌하고 있다면 미니 컨트리맨을 시승해보기를 권한다.
▲타깃
-아빠라고 해서 꼭 평범한 차를 탈 필요는 없다
▲주의할 점
-친환경차가 널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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