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전망]코스피 3100선까지 간다

송화정 2024. 6.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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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설문조사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 평균 3008…최고 3150 예상
금리 인하·반도체 업황 호조·수출 호조 등 상승 모멘텀
美 대선·금투세 등은 불확실성 요인 꼽혀

상반기 글로벌 증시의 강세 속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코스피가 하반기에는 강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부진하던 증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로 1월 말부터 상승세를 타며 3월 말에는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4월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최근 들어 미국발 금리 우려가 완화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4일 종가 기준 연고점을 다시 쓰는 등 하반기 증시 흐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는 나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 3100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코스피 3000선 돌파에 무게…금리 인하 가능성·반도체 및 수출 호조 등 상승 모멘텀

17일 아시아경제가 11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 평균은 3008포인트로 집계됐다. 코스피 예상 밴드를 제시한 증권사 10곳 중 7곳이 하반기 코스피가 3000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31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 곳은 3곳이었다. 하단 전망치 평균은 2514.4로, 대부분 증권사가 2500선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 반도체 업황 호조, 수출 호조, 밸류업 등 정책 기대감이 하반기 증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 시작과 미국 경기 저점 통과, 중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세 강화, 달러 약세, 반도체 업황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 추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한국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가 안정화되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글로벌 증시를 주도했던 인공지능(AI)의 수혜 업종이 확산되면서 증시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AI 수혜 업종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레거시 반도체나 IT 하드웨어까지 수혜가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증시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대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등 정책 불확실성, 미국 경기 부진 등이 꼽혔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 지연 및 미국 대선 불확실성 그리고 금투세 도입 등 세제 개편이 증시에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일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 저점 통화가 지연되거나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 유럽 경기 회복 지연 우려, 반도체 수요 기대가 약화될 경우 다운사이드 리스크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2분기 이후 수출 모멘텀 둔화, 국내 기업들의 이익 피크아웃 경계감 등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美 금리 인하 시점은 11월 이후…증시 영향은 상반기보다는 덜할 전망

상반기 국내 증시 흐름을 좌우했던 미국 통화정책 영향력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나 그 강도는 상반기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은 11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월에 첫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경기 우려에 따른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호재보다 재료 노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종우 센터장은 "하반기 미국 금리 1회 인하가 예상되는데 11월 또는 12월에 금리 인하가 발표될 수 있다"면서 "주식시장은 지금처럼 금리 변화에 연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태봉 센터장은 "금리 인하 횟수 및 시작 시점에 대해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이후에는 시장이 금리보다는 경기에 더 주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3월, 6월, 9월, 그 이후로 계속 밀리는 분위기였고 이로 인해 시중금리의 하락 전환도 지연되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오히려 내년 금리 인하 강도는 지금의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다만 4분기 이후 증시는 금리보다 경기 둔화의 강도에 보다 주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엇갈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경우 실업률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센터장은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한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문제는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이라며 "금융시장은 이를 보험용 금리 인하로 해석할 수도 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인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주식시장은 전자의 경우 긍정적으로, 후자의 경우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실업률로 기준금리 인하 단행 시 실업률이 견조한지 혹은 상승하는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미국 경기가 완만하게 균형 상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식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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