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유전성 망막 질환, 원인 유전자 진단율 8.3% 끌어올려

2024. 6.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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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 교수팀

염기서열 분석, 아직 40%는 원인불명
임상의 참여한 ‘다학제 진료’ 효과

유전성 망막 질환, 원인 유전자 진단율 8.3% 끌어올려 병원리포트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 교수팀 유전성 망막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는 데 임상 의사가 참여한 다학제 진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설동 헌 교수,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승태·원동주 교수팀은 유전성 망막 질 환의 원인 유전자 진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진단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망막은 고도로 발달한 신경 조직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며 빛을 전기신 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성 망막 질환은 망막세포 혹은 신경을 전달하는 세포에 유전자 이상이 발생 해 시력이 점차 떨어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는 희귀 질환이다. 망막색소변성증 이 대표적이며 황반이상증, 원뿔세포 이상증, 스타가르트병 등 약 20여 종 이상 이 있다. 주로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나 병이 진행하면서 시야 가 점차 좁아지는 증상을 겪는다. 일부 환 자는 어릴 때부터 저시력인 경우도 있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치료할 땐 원인 유전자를 진단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 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에 따라 치료법을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현 재까지 280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 혀졌고, 돌연변이는 10만 개 이상으로 알려진다. 최근 유전자 진단에 도입한 차 세대 염기서열 분석 덕분에 환자의 약 60%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찾았으나 여 전히 40%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엑솜 염 기서열을 재분석했다. 최초 분석에선 264명 중 166명(62.9%)만이 원인 유전자 가 규명됐다. 하지만 환자를 담당한 안과 임상의가 엑솜 염기서열 분석의 전 과정에 참여해 재분석한 결과 22명(8.3%)에 대한 원인 유전자를 추가로 밝혀낼 수 있었다.

임상의는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증상과 소견, 새로운 유전자 변이 보고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구조적 변이, 미토콘 드리아 변이 등 일반적인 엑솜 염기서열 분석으로 확인이 어려운 변이가 의심되는 경우 맞춤형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원 인 유전자를 추가로 규명해냈다.

연구를 주도한 한진우 교수는 “진료 실에서부터 환자를 면밀히 관찰하는 임 상의 주도로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협업하면 진정한 의미의 환자 맞춤형 치료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희귀 질 환을 겪는 환자는 진단받을 때까지 다양한 임상 검사를 비롯해 여러 병원을 전 전해야만 한다. 이번 연구가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환 자와 보호자들의 수고를 줄이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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