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합참에 ‘우주작전 전담 조직’ 창설 검토할 때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다. 우주 기술의 빠른 발전과 보편화로 세계 각국은 물론 민간기업들이 통신·지구관측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위성을 지구궤도에 경쟁적으로 쏘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우주 공간은 정상 위성, 폐위성, 우주 잔해물 등으로 혼잡해졌다.
2030년 무렵까지 수만 개에 이르는 미국·중국 등의 군집위성들이 발사될 예정이어서 우주 공간은 더 복잡한 구조가 예상된다. 즉, 우주는 이제 더 이상 고요하고 정돈된 코스모스(Cosmos)가 아니라 각축과 경쟁의 혼돈(Chaos)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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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한, 양보없는 우주 경쟁 시작
우리 군 우주 전력은 나눠져 있어
중장기적으로 ‘우주군’ 육성해야
」
군사 전략의 관점에서 우주는 사실상 모든 사물의 조감이 가능한 ‘궁극적 고지대’다. 따라서 우주에서 우위를 확보하면 감시정찰과 공격 및 방어에서 전략적 이점이 생긴다. 1957년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로켓(인공위성) 발사 이후 강대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함께 정찰위성 능력을 발전시켜 상대국의 주요 핵 시설을 감시했다. 동시에 우주 군사 능력을 강화하고, 위협 억제를 위한 전략 및 작전계획 시행으로 우주 공간에서 우세와 패권을 유지해왔다.
한국군도 우주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부터 정지궤도에 군 통신위성 ANASIS-Ⅱ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시적이고 안정적인 통신망 확보와 단독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 ‘425 사업’에 따라 2023년 12월 군사정찰위성 첫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두 5기를 발사할 예정이다. 2030년 초·중반까지 재방문 주기 단축을 위한 초소형 군집위성을 발사하고, 미사일 조기경보 체계 구축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감시정찰 및 실시간 미사일 대응이 가능한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북한도 2023년 11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2024년에 3기의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던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공언대로 지난달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김 위원장이 전쟁 의지와 압도적 능력을 영구화하겠다고 천명하면서 남북한 우주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반대로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금지에 대해 3국이 합의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향후 북한의 핵 무력 완성을 위한 미사일 및 우주 도발 명분을 강화할 구실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는 위성 파괴 핵무기 개발, 위성 공격용 대우주 무기 궤도상 운용 같은 우주 군사화를 통해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다른 국가의 우주 자산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우주 안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주 무기 체계 개발은 기본이다. 이와 함께 우주 무기를 통합하고 전시에 결정적인 지휘 통제로 승수효과를 낼 수 있도록 ‘우주작전부대’(가칭)가 필요하다. 지금 한국군의 우주 전력은 공군·국군정보사령부·국군지휘통신사령부에서 각각의 임무와 목적에 따라 나뉘어 운용하고 있다.
육군과 해군도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한 우주 전력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우주 관련 각 군의 노력이 합목적적으로 추진되도록 할 전담 부서 또는 부대가 한국군에 아직 없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미국을 위시해 일본·영국·프랑스 등은 우주군 또는 우주작전부대를 만들어 중·러의 우주 경쟁 및 우주 군사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한국군도 우주 전력을 합참이 합동성 차원에서 균형 있게 기획해야 한다. 대북 핵 억제를 위한 다영역 합동 우주작전 수행 및 미래 북한의 우주 군사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주작전부대 창설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다른 우주 선진국처럼 중장기적으로 우주군으로 약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및 우주작전 요구 능력 식별도 병행해야 한다.
최근 개청한 우주항공청은 소형 재사용 발사체 개발, 해상 발사 플랫폼 건설, 초고해상도 위성 개발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가 우주 능력을 비약적으로 키울 것이다. 이에 발맞춰 우리 군도 합동성 차원의 우주작전부대를 조속히 출범해 우주 군사화에 대비하고 한국형 우주안보 태세를 갖추길 바란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홍철 세종대 우주항공시스템학과 산학협력중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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