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즈 루의 마켓 나우] 미·EU 관세 위험 대하는 중국의 자신감
올해의 중간 지점에 거의 도달한 지금, 중국 경제는 어떤 상황일까. 짧은 답은 ‘회복력이 놀랍다’이다.
높아진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상품 수출은 중국 경제 전문가들의 기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있다. 정책 당국이 가계 지출 확대를 위해 광범위한 조치를 했지만 민간 소비는 다소 부진했다. 특히 고소득층의 소매 지출 부진이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 패턴은 여전히 올해 하반기에 집중될 경기 부양책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정된 정책이 특정 산업 분야에 치우쳐 있음을 고려할 때, 지금 호조세를 보이는 경제 활동은 ‘미래의 경제 활동을 미리 당겨서 사용하는 것’이라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또 부동산 시장은 매우 부진하며 가격 하락세가 계속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거시경제 측면들의 불안한 혼합을 반영해, 시장 또한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 통화 측면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미국의 높은 성장세, 그리고 관세 리스크 증가의 결과로 ‘더 오래 더 강한 달러(stronger-for-longer dollar)’ 현상이 나타났지만, 인민은행(PBOC)이 허용할 수 있는 인민폐(CNY) 평가절하 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5월의 부동산 정책 변화(재고 감소 노력을 위한 보다 직접적인 국가 지원)로 잠시 활기를 되찾았던 부동산 시장은 지난 3주 동안 다시 위축됐다.
관세 인상 리스크에 대한 경제 뉴스가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무역 제재에 대응하여 중국 당국자들은 보복 조처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행동이 즉각적이거나 비례적으로 실행될 가능성은 작다. 중국은 미국산 폴리옥시메틸렌 공중합체(가전제품과 자동차에 사용되는 소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베이징은 EU에 대해서도 농업·자동차·항공기·브랜디를 겨냥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중국은 자국산 상품의 가격·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무역 전쟁 확대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모든 보복 관세 조치는 물량 보다는 제품의 전략적 가치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경우든, 중국은 다년간 무역 다변화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중국을 겨냥한 관세 정책은 점점 더 작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 미국·유럽의 관세 조치가 중국 경제에 단기적·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과의 중국 무역 규모가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인다면, 이는 중국 경제에 중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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