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필향만리’] 篤於親則民興於仁(독어친즉민흥어인)
2024. 6. 17. 00:14
박애(博愛)에 대한 사전적 풀이는 ‘인격존중과 평등에 바탕을 둔 인종·종교·습관·국적 등을 초월한 인간애’이다. 페스탈로치나 프뢰벨의 교육이념, 톨스토이의 평화주의 등 서양의 사상은 주로 박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한자문화권의 사상은 ‘독어친(篤於親)’ 즉 ‘친한 사람을 도탑게(친하게)’ 여기는 데에 뿌리박고 있으며 특히 혈연관계를 중시한다. 이에, 한자문화권의 ‘독어친’을 서양의 ‘박애’에 비해 편협한 사랑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어친’은 가장 친한 혈연관계인 부모와 자식 사이의 친함을 중히 여기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하여 궁극에는 박애에 이르자는 것이지 혈연만 중시하자는 게 아니다. “친한 이를 도탑게 대하면 백성들의 일상이 인(仁)에서 일어나고, 오랜 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민심이 각박해지지 않는다”고 한 공자의 말도 ‘독어친’을 바탕으로 결국엔 박애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젊은이들이여! 효를 ‘나때’ 마시며 ‘틀딱거리는’ ‘꼰대’들의 얘기로 듣지 않아야 세상이 밝아져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불안한 일로 생각되지 않을 것이오. 어른들이시여! ‘익애’가 아닌 ‘자애’로 가르칠 때 박애도 구현되어 젊은이들이 맘 놓고 사는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외다. 독어친!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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