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전 120기’ 노승희…“축하 처음 받아봐요”
프로 5년 차의 노승희(23)가 16일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했다. 최종 4라운드 1언더파 71타, 합계 13언더파로 2위 김수지(합계 9언더파)를 4타 차로 제쳤다.
2020년 투어에 입문한 노승희는 120경기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처음부터 끝까지 1위를 내주지 않는 것)’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노승희는 2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소문난 장타자인 방신실·윤이나·배소현·김민별·김수지가 선두 노승희를 추격했다. 김수지가 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노승희가 9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타수는 한 타 차로 좁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위기에서 노승희의 날카로운 웨지와 정교한 아이언샷이 빛을 발했다. 12번 홀에서 2m, 13번 홀에서 3m 거리의 버디를 잡아내 타수 차를 3으로 벌렸다. 14번 홀에서 김수지가 짧은 퍼트를 놓치면서 4타 차로 벌어졌고,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이 대회 전까지 노승희의 개인 최고 성적은 지난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기록한 준우승이었다. 당시 연장전 끝에 서연정에게 아쉽게 져서 2위를 차지했다. 노승희는 “우승을 위해서는 아이언샷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틈날 때마다 아이언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고 말했다.
루키이던 2020년 노승희의 그린적중률은 69%에 불과했지만, 2021년엔 71%로 올랐다. 지난해 73.3%(11위)로 올라서더니 올해는 76.28%(6위)가 됐다. 노승희는 이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이 대회 전까지 톱 10에 4차례 입상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의 그린적중률 순위를 살펴보면 장타자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린적중률 1위가 김수지, 2위 방신실, 3위 윤이나다. 티샷을 멀리 보내니 그린에도 잘 올린다. 그러나 장타자들은 티샷이 똑바로 가지 않으면 대형 사고를 칠 위험도 있다. 노승희는 안정적인 드라이버와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어렵기로 소문난 레인보우힐스 골프장을 정복했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골프 격언이 있지만, 최근엔 퍼트 이상으로 아이언샷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나온 건 2006년 신지애(당시 3라운드)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여자오픈이 4라운드 대회가 된 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노승희가 처음이다.
노승희는 “모든 홀이 어려워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매번 축하만 해주다가 축하를 받아 감개무량하다. 가장 우승하고 싶은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해 더욱 뜻깊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노승희는 지난해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눈물을 흘렸다.
2022년 대상 수상자인 김수지가 합계 9언더파로 준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한 김민별이 8언더파 3위다. 지난달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배소현은 7언더파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방신실은 필리핀의 아마추어 리앤 말릭시와 함께 5언더파 공동 5위, 윤이나는 4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한편 이날 강원도 남춘천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선 다카시 오기소(27·일본)가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날 6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2위 장유빈(13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2억6000만원이다. KPGA와 일본프로골프(JGTO)가 공동 주관한 이 대회엔 일본 선수 53명이 출전했다. 다카시 외에도 일본에서 건너온 코시로 마에다(24)와 카즈키 히가(29)가 합계 11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 노승희는 …
「 ◦ 생년월일 : 2001년 3월 24일
◦ 키 : 1m62㎝
◦ 출신교 : 청주방통고-고려대
◦ 프로 데뷔 : 2020년
◦ 올해 기록 : 평균타수 3위(70.24타)
드라이브 거리 67위(234.04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2위(83.59타)
그린적중률 6위(76.28%)
」
음성=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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