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우즈벡에 K-고속철 사상 첫 수출…25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차량ㆍ유지보수 공급 계약

강종효 2024. 6. 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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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UTYㆍUzbekistan Temir Yo’llari)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의 KTX-이음(EMU-260)과 유사한 이번 고속차량은 250km/h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총 6편성이 공급되며 편성당 6량이 아닌 객차 한 칸이 추가된 7량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총 좌석은 389석이다. 

이번 고속차량에는 우즈벡 철도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도 이뤄진다. 한국처럼 표준궤(1435mm)가 아닌 궤도 폭이 넓은 1520mm 광궤를 현지에서 사용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광궤용 대차가 적용되고 현지 전력에 호환되는 동력 장치도 탑재된다.


우즈벡의 역사 플랫폼 높이가 200mm로 낮은 점을 고려해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사막 기후의 높은 고온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에 집중하는 등 쾌적한 승차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좌석 등급 또한 3개(VIP, 비즈니스, 일반)로 나눠 목적에 맞는 고속차량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장거리 운행을 고려해 차량 내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당 칸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번 고속차량은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부하라(590km) 구간과 개통 예정인 부하라~히바(430km) 구간, 미스켄~누쿠스(196km) 구간 등 총 1216km에 달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지에도 이번에 최초로 도입되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인 만큼 기존에 운행되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보다 높은 수송 효율과 개선된 가감속 능력, 승객 안전성 등으로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주는 향후 국산 고속차량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내에만 국한됐던 고속차량 제작ㆍ운영 실적이 해외로 확장될 경우 추후 국제 입찰 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으로 고속차량 연구개발부터 함께 해 온 국내 128개 부품협력업체들과의 지속가능한 철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대로템은 향후 국내는 물론 우즈벡에서의 안정적인 납품과 유지보수 경험을 바탕으로 K-고속철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최근 국내 KTX-청룡 개통에 이어 우즈벡에서도 국산 고속차량이 현지 시민들의 교통 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속철 국산화 30년 역사, 수출로 최종 결실…고속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

한국형 고속철도차량이 국산화 착수 30년 만에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로템의 이번 우즈베키스탄 수출에는 첫 국산화 목표였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동력분산식 고속차량까지 개발하며 30년 가까이 기술력 고도화에 역량을 쏟았던 정부와 국내 기술진들의 노력이 있었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은 모든 차량에 동력 기관이 설치된 차량으로 현재 전 세계에 운용되는 고속차량 중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차량 앞뒤에만 동력 기관이 존재하는 동력집중식보다 가감속 성능이나 수송력, 승객 안전성 등이 장점이다.

대한민국 고속철도의 역사는 1992년 6월 경부 고속철도 건설이 본격 착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고속차량 기술이 전무했던 한국은 1994년 프랑스의 고속차량 제작 업체인 알스톰(Alstom)과 300km/h급 고속차량 도입 및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알스톰과 체결된 고속차량(KTX-Ⅰ) 도입 수량은 총 46편성(20량 1편성)으로 초기 12편성만 프랑스 현지에서 조립해 완제품으로 수입하고 나머지 34편성은 한국에서 생산됐다. 당시 철도차량 3개사(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에서 물량을 나눠 생산을 담당했는데 이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구조조정 및 합리화 정책에 따라 현대로템으로 통합됐다.


그러나 프랑스의 기술 이전에는 정작 고속차량 핵심 부품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었고 기술 이전 이후에도 한국의 자체 수출은 불가능하다는 맹점이 있었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는 1996년 12월 프랑스에서 고속차량 제작 교육을 받은 국내 기술진들을 중심으로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젝트에는 2002년 10월까지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 철도기술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서울대, 연세대 등 70여개 산ㆍ학ㆍ연이 참여했다. 향후 국산 고속차량의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두겠다는 대형 국책 과제였다.

차체를 알스톰처럼 철이 아닌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하는 등 KTX-Ⅰ과 기술적 차별성을 두며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6년 만인 2002년 8월 7량 1편성짜리 고속시험차량 HSR-350X의 첫 시험구동 성공으로 결실을 맺는다.

현대로템은 이런 연구개발 실적을 바탕으로 2005년 12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신규 발주한 KTX-산천 100량 경쟁 입찰에서 알스톰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시험차량 HSR-350X의 기술력을 입증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2008년에는 HSR-350X를 기반으로 제작된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처음 출고됐고, 2010년 3월 첫 영업운행을 개시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4번째로 자체 고속차량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한 국가로 올라섰다.

프랑스 기술 이전부터 KTX-산천이 탄생하기까지 15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국제 철도시장에서는 동력집중식보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이 선호되는 변화가 감지됐다. 정부와 국내 기술진들은 2007년 7월부터 곧바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국산화에 돌입했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에는 기존 동력분산식과는 달리 모든 차량에 추진장치시스템뿐만 아니라 변압기나 전력보조장치 등 동력 장치가 설치되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해져 장치 소형화와 호환성을 위한 개발이 새롭게 진행돼야 했다.

5년 후인 2012년 9월 최고시속 430km급 차세대 한국형 고속시험차량인 HEMU-430X의 개발이 완료됐다. 2019년에는 HEMU-430X를 기반으로 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이음의 첫 출고가 이뤄지며 한국은 다시 한번 세계 4번째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 보유국으로 기록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2016년에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그 만큼 국산 고속차량 기술이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 경제적 잠재 가치가 높고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2022년 9월에는 KTX-이음보다 성능이 향상된 32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청룡의 첫 출고가 진행돼 지난 5월 운행을 시작했다. 또한 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개통되며 해외의 주목을 받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에는 KTX-이음에 접목된 고속차량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180km/h급 전동차가 투입되기도 했다. 

현재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이 주관, 현대로템이 공공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370km/h 이상 고속운행 핵심기술 및 평가기준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 내구연한이 도래할 KTX-Ⅰ 물량을 대체할 미래형 고속차량으로 경제적 편익은 물론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도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한화오션, KDDX 등 차세대 함정기술 연구결과 발표

한화오션(대표이사 권혁웅 부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이하 KMIST) 종합학술대회’에 조선업체로는 유일하게 참가해 총 5건의 논문을 공개하면서 미래 함정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선행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KMIST가 매년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종합군사과학기술 학술대회로 군 과학화와 군사과학기술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엔 특별히 한국우주안보학회와 국방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화오션은 학술대회 기간 동안 논문 발표와 함께 전전기추진체계, 스마트 함교, 생존성 분석 기술 등 함정 관련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 및 장보고-III 잠수함 모형도 함께 전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5건의 논문은 미래 함정의 통합 전투 성능 및 생존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운용성도 향상할 수 있는 방안들이며 KDDX에 적용이 가능해 작전 성능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


특히 ‘함정 전전기추진체계 탑재 전 연동 및 통합성능 확보 방안 제언’ 논문은 KDDX 등의 최신 미래 함정에 적용되는 전전기추진체계(Full electric propulsion system)의 연동과 통합성능의 사전 검증을 위한 육상시험시설(LBTS; Land Based Test Site) 구성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 ‘시스템 운용 및 체계통합 기반 차세대 함정 승조원 최적화’, ‘전투함에 대한 고폭탄 폭발 위치에 따른 유효 에너지 검토’, ‘S1000D 규격 기반 함정 무기체계 전자식 기술교범 작성지침서 연구개발’, ‘함정용 다층 복합 소재의 전자파 차폐효과 연구’ 등에 대한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 참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함정 건조 명가로서 한화오션의 최신 함정 기술 개발에 관한 지속적인 노력과 성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한화오션은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우리나라 해양 안보를 지켜 나갈 최고 함정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KDDX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설계·연구활동에 참여한 유일한기업으로 지난 10여 년간 KDDX의 핵심기술들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며 KDDX를 비롯한 미래 함정 기술 기반 구축에 전념해 왔다. 한화오션은 국내 함정 개발·건조 업체 중 가장 많은 국방핵심기술과제를 수행해 왔다.

◆BNK캐피탈, 우즈베키스탄 MFO법인 신규 설립

BNK캐피탈은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에 신규 소액금융법인(MFO, Micro Finance Organization)을 설립했다. 

2014년 캄보디아, 미얀마 진출을 시작으로 2015년 라오스, 2018년 카자흐스탄, 2023년 키르기스스탄 등 BNK캐피탈은 꾸준히 글로벌 영업망을 넓혀왔다.

우즈베키스탄은 BNK캐피탈의 6번째 해외 진출국가로 중앙아시아에서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3번째 법인 설립이며 이를 통해 중앙아시아 트라이앵글 영업망이 구축됐다.


이번에 설립한 ‘우즈베키스탄 MFO’법인은 주로 부동산 및 자동차 담보대출, 신차할부금융, 한국으로 입국하는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대상 대출 등 소액금융업을 영위할 예정이며 점진적으로 지점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이미 진출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법인과의 시너지를 통해 수익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BNK캐피탈 관계자는 "BNK캐피탈은 현지 시장의 특성과 문화를 존중하며 현지 고객 및 기업과 협력하겠다"며 "새롭게 인연이 된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지역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따뜻하고 바른 금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우즈베키스탄 MFO법인 개소식에는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도 직접 참석해 신규 법인의 설립을 축하했다. BNK캐피탈은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등 7개의 법인에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소액대출과 리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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